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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街, PER만 보면 바겐헌팅 기회인데

양미영 기자I 2008.07.22 14:26:46

PER 지표에 대한 `흔들리는 믿음`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美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지수가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20%나 급락했다. 지금이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최상의 바겐헌팅 기회일까?

주식의 저평가 여부 측정에 요긴하게 쓰이는 `PER(주가이익비율)` 지표가 주가와 이익 급변으로 인해 그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21일 보도했다.

PER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같은 주식은 싸 보일 수도, 비싸보일 수도 있다. 이같은 점이 PER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PER은 주가를 연간 이익으로 나눠 계산하며 주가가 고평가되거나 기업의 실적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 때 PER이 대체로 높고, 낮은 PER의 경우엔 장기적으로 좋은 가치를 지니거나 정반대로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의 신호로 해석된다.

문제는 주가는 감지하기 쉽지만 기업 이익의 경우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들의 향후 12개월 간 이익 추정치를 선호하지만 금융주를 놓고 보면 지난 1년간 그들의 실적 분석은 잘못됐다.

◇PER의 "E"를 둘러싼 논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확신을 얻기 위해 이익 추종을 선호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경우 미래의 흐름을 좇지만, 이익 추정의 경우 과거 12개월의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WJB 캐피탈 그룹의 마켓 스트래티지스트 수석 브라이언 레이놀즈는 "PER의 경우 터닝포인트를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몇년전 시장은 금융주의 대규모 이익을 예상했고, 이같은 이익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는 거의 몰랐다. 탱글우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투자담당 수석인 존 메릴은 "서브프라임 대출 등에 의존했던 은행들의 이익은 영원히 사라졌다"며 "대개 PER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그 이익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P500 지수의 PER을 추적해 봐도 그렇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S&P500의 향후 PER은 12.2배로 추정되고 있다. 1935년 이후 평균 PER은 15.8배다. 그러나 최근 수십년간 주식 밸류에이션이 25년 평균으로 20배를 웃도는 등 더 높게 측정되고 있다. 이같은 점이 싸고 비싸고를 판단하는 PER 추적을 회색 지대에 놓이게 한다. 물론 12.2배는 역사적으로 볼 때 싸긴 싸다.

그러나 향후 PER 전망치는 내년 이익 추이에 대한 의욕적인 추정을 포함한다. 2분기 17.1%의 이익 하락 전망 후 애널리스트들은 3분기에 12.7%의 수익 반등을, 4분기에는무려 61.5%나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만해도 30% 이상의 증가가 예상된다.

톰슨로이터의 리서치의 관리자 애쉬와니 카울은 "이같은 추정치는 금융주들의 이익의 큰 반등을 추정하면서 반환점을 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금융주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이상으로 나오면서 희망을 키웠지만 이미 애널리스트들의 1년전 전망이 틀렸기 때문에 "E(Earnigs)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낮아진 PER에도 불구, 주식시장이 신경이 과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PER 효율성 놓고 `분분`

PER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PER을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모간 키간의 기술분석가 존 윌슨은 "PER이 특별히 좋은 기준점이 되지는 않았다"며 "주식시장에서 최고였던 종목들은 결국 주식시장에서 이익 추정치를 웃도는 주식이었으며 이런 주식들 가운데 높은 PER을 보여주는 주식들이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PER이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아주 강력한 지표라고 칭송하기도 한다. 때로는 성장 전망이 딱 들어맞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이 저평가 되는 것이라고 ING투자 운용의 투자 스트레티지스트 브라이언 젠드류가 말했다.

일례로 에너지 주식은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 에너지 가격이 하락할 때 대규모 이익이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하기 때문에 PER이 평균 10배 이하로 낮은 경향이 있다.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싼 물건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장기적으론 그래도 믿을 만 하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비춰볼 때 PER은 여전히 투자자들에 좋은 안내자다. 단기간내 수익을 원하지 않는다면 PER이 낮았던 기간 중에는 투자하기에 호시절이 많았다.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가운데 최근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모멘텀은 지독했지만 PER은 향주식시장이 향후 18개월내 결국 회복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메릴은 "2~3년의 기간을 두고 투자한다면 분명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적기"라고 판단했다.

내년까지 주가와 기업이익과 PER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결국 월가의 우려다. 최근 금융위기와 경제둔화는 현재의 PER 수준이 적절한지 혹은 과도하게 낙관적인지를 증명해 줄 수 있다. 다만, 거친 운전을 견딜 배짱을 가진 투자자라면 PER은 지금이 매수 적기가 될지 모른다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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