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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고용 감소 후 11월 반등했지만…실업률 4년 만 최고
미국의 11월 고용이 전월 감소에서 벗어나 증가로 돌아섰지만, 실업률은 4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 노동시장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의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가 일부 반영된 이번 고용지표는 ‘잡음’이 섞여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적지 않았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11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6만4000개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만5000개)를 웃돌았다. 다만 10월 고용은 10만5000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발적 퇴직 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방정부 직원들이 급여 명부에서 빠지면서 연방정부 고용이 16만2000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실업률은 4.6%로, 9월(4.4%)보다 상승하며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10월 실업률은 발표되지 못했다. 정부 셧다운 여파가 일부 반영된 ‘잡음 섞인 지표’라는 평가 속에서도 노동시장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표가 ‘침체도 회복도 아닌 중간 지대’에 머문 노동시장의 현실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고용지표를 계기로 연방준비제도(Fed)가 단기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장마감 시점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24% 안팎으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내년 중반까지는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는 “이번 고용지표는 연준이 단기간 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다”며 “차기 금리 인하는 빠르면 내년 6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빈 오닐 브랜디와인 글로벌 전략가는 “이번 보고서는 기존의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정도의 완화 신호는 담고 있지만, 추가적인 대폭 완화로 이어질 근거는 부족하다”며 “노동시장 신호가 엇갈리는 만큼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는 물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케이 헤이그는 “셧다운으로 인한 왜곡이 있는 만큼 연준이 이번 지표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1월 회의 전에 발표될 12월 고용지표가 정책 판단에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지표는 매파·비둘기파 어느 쪽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요소가 섞인 ‘무승부’에 가깝다”며 “연준은 12월 지표를 기다릴 여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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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발표된 소매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는 비교적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미국 소매판매는 자동차 판매 부진과 휘발유 매출 감소의 영향으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기준으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0.1%증가)를 밑돈 수치다. 번 통계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발표가 지연됐다.
다만 자동차 판매점과 주유소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0.4%)를 웃돌았다. 국내총생산(GDP) 산정에 반영되는 이른바 ‘컨트롤 그룹’ 소매판매는 0.8% 늘어나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컨트롤 그룹 소매판매는 음식 서비스, 자동차 판매점, 건자재 매장, 주유소를 제외한 지표로, 정부의 상품 소비 지출과 GDP 계산에 활용된다.
13개 소매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에서 매출이 증가했으며, 백화점과 온라인 소매업체의 매출이 비교적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 판매는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이는 전기차에 대한 연방정부 세액공제 혜택이 종료된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휘발유 가격 하락 역시 주유소 매출액을 끌어내렸다.
이번 지표는 생활비 부담과 고용 불안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연말 쇼핑 시즌 초반부터 할인 행사에 반응하며 지출을 늘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소비 회복세는 주로 고소득 가구가 주도한 반면, 저소득층은 가계 여건 악화 속에서 여전히 신중한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학자들은 3분기에 비교적 견조했던 소비 이후 연말로 갈수록 개인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토로증권의 브렛 켄웰은 “고용시장의 뚜렷한 악화를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비와 고용이 안정된다면 2026년 미국 증시는 다시 강한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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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 급락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5.27달러까지 떨어지며 2021년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주가 약세를 보였고, 엑손모빌(-2.62%)과 셰브런(-2.04%)은 각각 약 2% 하락했다. 코노코필립스(-3.8%)와 마라톤페트롤리엄(-4.7%)등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하락은 원유 판매 단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현금흐름 악화와 주주환원 축소 우려를 키우기 때문에 에너지주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테슬라 사상 최고치…기술주 대체로 반등
매그니피센트7은 대체로 올랐다. 테슬라는 3.1% 급등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시가총액은 약 1조6천293억달러로 불어나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에 이은 7위로 올라섰다. 테슬라의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 로보(무인)택시 사업 확장 가능성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즈호 증권은 최근 테슬라 목표주가를 475달러에서 53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선이 (텍사스주) 오스틴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확대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0.81%), 애플(0.18%), 마이크로소프트(0.33%), 메타(1.49%) 등도 동반상승했다. 반면 알파벳은 0.51% 하락했다. 고용지표 둔화로 단기 경기 과열 우려는 완화됐지만 침체 신호는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해, 금리 급등 부담이 줄어든 가운데 실적·성장 가시성이 높은 대형 기술주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둔화 우려 속 안전자산 국채매입...2년물 금리 3.5% 하회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7bp(1bp=0.01%포인트) 내린 3.491%를,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3.5bp 하락한 4.147%에서 움직이고 있다. 실업률 상승과 소매판매 부진 등 혼재된 경제지표가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자산인 미국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도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11% 내린 98.20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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