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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민사고·상산고 등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의 신입생 성적을 분석한 결과 88%가 중학교 내신 상위 10% 내에 드는 학생들로 파악됐다. 이는 서울 일반고 평균 8.5%에 비해 약 10배 높은 수치다. 특히 전국단위 자사고의 연간 학비는 1133만원으로 서울 일반고보다는 9.2배, 대학 등록금보다는 1.7배 높았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전국 자사고 수는 42개교로 이 중 10개교는 학생의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단위로 신입생 모집이 가능하다. 나머지 32개교는 해당 시·도 학생만을 대상으로 모집하기 때문에 광역단위 자사고로 분류한다.
사교육걱정은광양제철고·민사고·상산고·포항제철고·하나고·현대청운고·김천고·북일고·용인외대부고·인천하늘고 등 전국단위 자사고 10곳의 신입생 중학교 내신 성적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내신 석차백분율로 비교 가능한 3개교 신입생의 경우 중학교 내신 상위 10%에 해당하는 비율은 평균 88%였다. 이는 서울지역 일반고 8.5%에 비해 10배가량 높은 수치다. 서울지역 자사고의 경우에도 중학교 내신 상위 10%에 포함되는 신입생 비율은 18.5%에 그쳤다. 내신 성취도로 분석이 가능한 전국단위 자사고 6곳의 신입생은 최상위권인 A등급 학생 비율이 최대 99.4%에 달했다.
사교육걱정은 전국단위 자사고에 우수학생이 쏠리는 이유는 학생 우선선발권 탓이라고 분석했다. 일반고보다 먼저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특혜 때문에 우수학생을 독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은정 사교육걱정 선임연구원은 “전국단위 자사고는 ‘자사고 위의 자사고’로 존재하면서 전국단위로 중학교 성적 우수 학생을 독점하고 있다”며 “이렇게 최상위권 학생들을 선발한 효과는 명문대학 입학 실적으로 나타나 전국단위 자사고를 고교서열의 정점으로 군림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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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은 연간 1000만원이 넘는 자사고 학비가 교육 불평등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선임연구원은 “전국단위 자사고를 비롯한 자사고·특목고의 학비는 1차적으로 이들 학교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며 “성적이 우수해도 이 정도 수준의 학비를 부담할 수 없다면 진학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선임연구원은 “자사고는 초기 설립목적인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이유로 고입에서 유리한 특혜를 부여 받아왔지만 학교별로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을 추구하기보다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 획일화됐음이 이미 확인됐다”며 “다른 일반고와 교육 내용에서 큰 차이가 없는 전국단위 자사고가 고입전형에서 학생 우선 선발권 등 모집단위에서 특권을 누려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