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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인 5만명 한꺼번에 스페인령 세우타로…최소 57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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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8.01 1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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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서 육로·바다 통해 대거 월경
식량·숙소 못 구한 상당수 자진 귀환
伊·佛, 국경검사 부활 및 접경지역 검문 강화

[이데일리 이석무 기자]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불법 입국하려는 이주민 약 5만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소 57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내무부는 “지난달 30일 오전부터 모로코와 세우타 사이 국경을 넘은 사람이 약 5만명에 이른다”고 현지시간 지난 달 31일 밝혔다.

스페인령 세우타에 불법 입국한 모로코 이민자들이 음식을 사기 위해 상점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 PHOTO
스페인령 세우타에 불법 입국한 모로코 이민자들이 음식을 사기 위해 상점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AP PHOTO
바다를 건너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넘어온 불법 입국자들이 해변에 누워있다. 사진=AP PHOTO
바다를 건너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넘어온 불법 입국자들이 해변에 누워있다. 사진=AP PHOTO
세우타 지방정부는 월경 규모를 최대 6만명으로 추산했다. 육로뿐 아니라 헤엄을 쳐서 바다를 건너려는 이주민까지 몰리면서 국경 경비 체계가 사실상 마비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바다를 건너거나 한꺼번에 몰린 군중 사이에서 이동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당국은 군과 경찰을 투입해 국경을 통제하고 불법 입국자를 신속히 송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스페인 대법원이 최근 해상으로 들어온 이주민을 모로코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강제 송환에는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급히 세우타를 방문해 이번 사태를 “스페인의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로 규정했다.

산체스 총리는 “대법원 판결을 왜곡한 정보가 SNS를 통해 퍼지면서 대규모 월경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모로코 청년들 사이에서는 다른 이주민이 국경을 넘는 모습이 담긴 인스타그램 영상이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의 15~24세 청년 가운데 약 25%가 교육이나 취업, 직업훈련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열악한 경제 상황이 이주 행렬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세우타에서 식량과 숙소를 구하지 못한 이주민 상당수는 하루 만에 모로코로 돌아갔다. 국경 검문소와 철책 틈을 통해 귀환하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됐다. 스페인 정부도 월경자 대부분이 모로코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사태의 불똥은 유럽 각국으로 번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8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스페인에서 항공편이나 선박으로 입국하는 비(非)유럽연합 국적자를 대상으로 선별적인 국경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앞서 스페인의 솅겐조약 적용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도 스페인과의 접경 지역에 추가 검문 인력을 배치했다.

모로코는 세우타와 멜리야를 스페인에 점령당한 영토로 규정하며 스페인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모로코 당국이 대규모 월경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우타는 2021년 5월에도 이틀 동안 8000명이 넘는 이주민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규모와 인명 피해 면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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