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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환자의 몸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항암 백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아주대는 김용성 응용화학생명공학과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성과를 거뒀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김철호 아주대 의대 교수도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관련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Molecular Cancer) 4월 22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체내에 존재하는 항바이러스 면역세포를 이용, 암을 치료할 수 없을까란 질문에서 시작됐다. 항바이러스 면역세포는 어린 시절에 맞은 백신으로 체내에 생성되는데 그 용도를 전환, 종양 세포를 살상하는데 사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 실제 우리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체내에 T세포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암세포의 경우 항바이러스 T세포(CTL)가 인식하지 못해 제거가 불가능했다. 암세포를 제거하려면 마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바이러스 항원을 암세포 표면에 제시,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해야 했다.
연구팀은 지난 수년간 연구해온 ‘세포 침투 항체’ 기술에 바이러스 항원 CTL 에피톱을 융합한 항암 융합 항체를 개발했다. 표적 암세포 표면에 바이러스 항원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용 항암 백신 기술은 환자별 맞춤형 암특이 신항원을 규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용이 높고 확장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환자의 항바이러스 면역 세포 존재 여부만을 빠르게 진단한 뒤, 많은 환자에게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김용성 교수는 “거대세포 바이러스 이외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등 백신을 맞아 항바이러스 면역세포가 체내에 존재하는 여러 바이러스 항원을 암세포에 제시, 다양한 종양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용 항암 백신 플랫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며 “기존의 환자맞춤형 항암 백신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다른 면역 항암 요법과 병용 치료도 가능해, 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혁신적 기술로의 개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