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육군 특수전사령부 장병들이 사용할 신형 방탄헬멧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 권총탄에 대한 방호 성능을 제공하는 헬멧이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이같은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국내 제품이 없어 국외 구매를 위해 지난 3월 사전 사업 공고를 냈다. 이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다. 공급 물량은 4000여개,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군 요구성능을 충족하는 방탄헬멧을 개발한 국내 업체가 나타났다. 매출 120억원 규모 중소기업인 이레산업이다. 군이 원하는 권총탄과 파편에 대한 방호력을 제공하면서도 1.15㎏ 미만의 초경량 방탄헬멧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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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위사업 규정에 따르면 국내 요구성능을 충족하는 제품이 있을 경우 국산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 이레산업이 개발한 헬멧은 육군의 성능 기준을 충족해 국산 구매로 사업이 전환될 예정이다.
실제로 이레산업 제품은 미국 법무부 산하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Justice·NIJ)의 등급 ⅢA에 준하는 9mm FMJ탄 및 44매그넘탄을 통한 시험에서 관통되지 않는 성능을 보였다. 특히 파편방호 규격인 ‘V50’ 평가에선 탄자에 대한 방탄한계속도 요구성능인 670m/s을 훨씬 초과한 953m/s를 기록했다.
25.4㎜ 이하가 기준인 후면변형(헬멧 찌그러짐)량도 저온·표준·고온·침수 조건에서 9~14㎜ 수준에 불과했다. 150G 이하 기준의 충격흡수력 평가에선 60~110G를 달성해 30%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능의 미국산 제품은 국내에 180만~300만원에 납품됐지만, 이레산업 헬멧은 119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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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탄 보다 탄속이 빠른 소총탄까지 방호하는 국산 헬멧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도 미 해병대가 사용하는 ECH 헬멧 정도만 소총탄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정훈 이레산업 대표는 “고성능 초경량 방탄헬멧 개발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2년까지 소총탄도 방호할 수 있는 방탄헬멧을 자체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