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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JP모건 홍콩아시아태평양본부 부사장, 메릴린치 한국 공동대표, 삼성증권 초대 리서치센터장 등을 지낸 국제금융 전문가다. 지난 2024년부터는 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맡아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시장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과 기업 지배구조를 오랜 기간 분석해 온 그는 이번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을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인재 보상체계 변화 흐름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등은 이사회 산하 보상위원회에서 보상 원칙을 세운 반면 삼성전자는 이런 흐름에 뒤처졌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을 어떻게 보나.
△단순히 금액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사측의 평가와 보상이 일관되지 않고 보상 원칙이 무엇인지 직원들이 모른다는 데서 이번 갈등이 출발했다. 근본적으로는 보상체계에 대한 투명성, 신뢰의 문제다.
과거 삼성전자는 돈도 많이 주고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엔지니어들은 삼성전자만 바라보지 않는다. TSMC, 인텔,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과 보상 체계를 비교한다. 이들 기업은 기본급에 현금 성과급, 주식 기반 장기보상 체계가 명확하게 정리돼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EVA(경제적부가가치) 방식으로 성과급을 산정한다고 하지만 핵심 임원들조차 EVA 산식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회사가 블랙박스 같은 기준을 갖고 있으니 직원 입장에서는 신뢰하기 어렵다. 절차와 소통의 문제다.
-경영진의 문제가 더 크다는 건가.
△그렇다. 회사 보상이 핵심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인지 판단하는 건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의 일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보상 체계를 고도화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과의 격차도 계속 벌어졌다. 이를 방치한 건 경영진과 이사회의 무능 혹은 직무유기다.
-소액 주주들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반발해 왔다.
△소액주주단체는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면 배당여력이 훼손된다고 주장한다. 기본적으로 이익은 주주한테 귀속되는 게 맞다. 하지만 장기적,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을 창출하려면 핵심 인력에 대한 보상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직원들의 눈높이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고 실제 빅테크에서 영입 제안을 받기도 하는데 이에 맞춰 삼성전자도 경쟁력 있는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 직원 보상과 주주 환원의 적정 수준을 찾는 게 경영의 노하우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기도 했는데.
△영업이익의 15%는 절대적으로 많은 숫자다.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획일적으로 나눈다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 글로벌 기업도 총보상을 사전에 정해두지 않는다. 대신 상한(Cap)을 정해두는 곳도 없다. 기여를 많이 한 직원이 어마어마한 상여금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글로벌 기업의 성과 평가 및 보상 체계는 어떤가.
△애플은 상대 총주주수익률,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엔비디아도 유사하게 3년 상대 총주주수익률,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지표를 사용한다. 단순하고 투명한 평가 체계다.
보상은 단기 성과급을 현금으로, 장기 성과급은 주식으로 지급한다. 핵심 소프트웨어 인력이 10년차가 되면 장기 성과급만 100만달러가 넘어가는데 이중 60~70%는 주식으로 받는다. 회사가 발전하면 주식 가치가 더 높아지지 않겠나. 회사 입장에서도 현금을 절약하고 직원들의 애사심까지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활용해 주식 기반 장기 보상을 확대해야 한다.
-삼성전자 내부의 노노 갈등은 여전하다.
△핵심 인력에 더 많은 보상을 주는 건 당연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엔지니어와 비즈니스 피플, 즉 정보기술(IT) 인력과 비IT 인력을 나눈다. IT 인력의 보상이 첫 월급부터 훨씬 높다. 대만 TSMC도 엔지니어 중심 조직이다. 반면 한국은 경영지원·관리 조직이 더 큰 권한을 갖는 구조다.
이제는 기술 우대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기술 인력을 중심으로 승진·보상·권한 체계를 전면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기술 인력이 관리직으로 가지 않아도 높은 보상과 지위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삼성전자를 반도체, 파운드리, 컨슈머 3개 부문으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성장성, 수익성, 자본집약도 등 산업 특징이 전혀 다른 여러 사업부를 삼성전자라는 한 지붕 아래 둔 것이 노노갈등의 시발점이다. 특히 반도체(DS)와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는 이해충돌이 심하다.
‘삼성반도체홀딩스’를 설립해 파운드리를 제외한 반도체 사업부를 모두 편입시키고 파운드리 사업부는 ‘파운드리홀딩스’로 한국과 미국에 동시 상장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DX부문은 ‘삼성컨슈머홀딩스’를 설립해 이재용 회장이 경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사태가 국내 기업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칠까.
△국내 기업 거버넌스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이 과거처럼 비밀스럽게 보상을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배주주나 경영진, 이사회가 보상에 대한 철학을 명확하게 갖고 직원 및 주주와 투명하게 소통하면서 주식 기반 보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미국 시카고대 MBA △JP모건 홍콩아시아태평양 본부 부사장 △메릴린치 한국 공동대표 △삼성증권 초대 리서치센터장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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