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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공격 자제했던 다뉴브강까지 공격 확대
24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물 소맥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8.6% 오른 부셸당 7.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값이다.
이날 식량 가격을 급등시킨 주범으론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에 대한 러시아에 공격이 꼽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레니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레니는 다뉴브강 하구 우크라이나-루마니아 접경 지대에 있는 도시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장악한 흑해 해역을 피해 레니를 수출 거점으로 활용했다. 러시아군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와의 충돌을 우려해 레니에 대한 공격을 피해왔다. 이 같은 요인 때문에 매달 200만톤(t)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레니 등 다뉴브강을 통해 수출됐다.
이번 공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대한 전보다 더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이번 공격으로 레니의 곡물 저장 창고 3개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계 무역회사 관계자는 “흑해 (수출) 회랑이 사라지고 대체 수출로까지 공격받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우크라이나 밖으로 반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최근 러시아의 공세 확대는 흑해 지역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이는 또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과 국제 식량 안보에 충격을 준다”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반면 러시아 친정부 매체에선 우크라이나가 다뉴브강을 통해 폭약 등 군수물자를 들여오고 있다며 이번 공격을 정당화했다.
◇러 ‘제재 안 풀면 우크라 곡물 수출 차단’ 으름장
그러잖아도 지난 18일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을 탈퇴한 이후 국제 식량 시장의 불안감은 고조된 상태였다. 지난해 8월 흑해 곡물 협정이 발효된 이후 협정에 따라 3300만t 가까운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흑해를 통해 수출되면서 식량 가격을 안정시켰는데 이제 그 경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 수출 거점인 오데사항 등을 공격하며 자국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을 막아서겠다고 위협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주 “모스크바 시각으로 20일부터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항해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인 군용화물 운반선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통고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을 통한 수출을 대체로로 확대하려 했으나 레니 공격으로 이마저 어려움에 봉착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격이 이어지면 곡물 시장 불안감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유럽계 무역회사 관계자는 “육상·내륙 수로를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인프라는 지난 몇 달간 러시아 공격을 받지 않았다”며 “이 교통망이 막히면 국제 곡물 공급이 급격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식량 가격 상승으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 아프리카·아시아 국가들에 식량 테러리즘에 대한 국제적 공동 대응을 촉구한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