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간 성능은 서로 비슷하지만 가격은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수입 보청기업체들은 보통 무상으로 제공하는 피팅 서비스료를 제품가에 포함시켜 가격을 크게 부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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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리오네트 제품이 19만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스타키코리아 제품이 18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하지만 스타키 제품은 최고가임에도 성능은 오히려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스타키 보청기의 등가입력잡음 레벨은 다른 제품에 비해서 높게 나타났음에도 가격은 가장 비쌌다. 등가입력잡음 레벨은 보청기의 잡음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보청기 성능을 가늠하는 주요 요건으로 꼽힌다. 등가입력잡음 레벨이 낮을수록 좋은 제품으로 평가된다.
스타키 제품의 등가입력잡음 레벨은 27.4dB로 △딜라이트(13.4dB) △포낙(14.0dB) △오티콘(17.2dB) △지멘스(18.8dB)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터리 사용시간에서도 스타키 제품은 135.42시간에 불과했던 반면 딜라이트 제품은 413.33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수입산 보청기의 가성비가 떨어지는 데도 국내시장에서 이들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절대적인 수준이다. 의료기기산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보청기시장 규모는 약 616억원. 이 가운데 해외기업의 점유율은 82.5%에 달한다. 특히 스타키의 점유율은 전체 32%로 국내 보청기 시장의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타키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은 50년 역사에서 나오는 신뢰성과 다양한 제품 라인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이유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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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키 제품 가격이 가장 비싼 이유에 대해 스타키코리아는 “피팅 서비스 가격이 제품 가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보청기 피팅이란 사용자에 맞는 음질이나 사용시 느끼는 불편함 등을 조정해 최적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피팅 비용은 1회에 10만원 수준. 국내 보청기 업계는 일반적으로 각 대리점 또는 직영점에서 피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타사 제품에 대한 피팅 작업 시에만 비용을 받는다.
스타키코리아 관계자는 “예컨대 IIC 제품의 경우 소비자 가격은 600만원인데 이 중 200만원이 피팅 서비스 비용에 해당한다”며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연 6~8회 많게는 10회 정도 피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서비스 비용을 감안해 가격을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다수 기업이 일반적으로 피팅서비스를 무료로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음에도 스타키가 가격에 서비스 비용을 따로 산정해 포함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의례적으로 판매한 대리점에서 피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최첨단 장비로 정교한 피팅을 한다고 하지만 고객이 다르다고 느낄 정도의 차이는 아닐뿐더러 피팅하는 전문가의 능력이 더욱 강조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가격 수준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비해 너무 높게 책정됐다”며 “대리점의 서비스가 특출나게 높은 것도 아닌데도 피팅 비용만으로 이렇게 높게 잡는 것은 무리”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불합리한 가격 정책이 유독 스타키코리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고가 브랜드의 경우 대부분 피팅비 명목의 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 기업 제품과 해외 몇몇 브랜드의 제품 가격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멘스코리아 관계자는 “피팅비가 어느 정도 포함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원천기술과 관련된 비용, 브랜드 가치, 마케팅 비용 등 다양한 가격 구성 요소도 포함돼 있어 전적으로 피팅비 때문만이라고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포낙코리아 관계자는 “가격구성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전문가들은 외국보청기 업체들의 가격정책이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생활을 저해하고 경제적 부담을 늘린다고 지적한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회장은 “외국계 기업은 소비자들이 보청기 선택 기준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이용해 성능 대비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올렸다”며 “이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유명 브랜드 제품에 너무 목을 매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명품과 브랜드만을 맹목적으로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원인이 있다”며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가격은 물론 제품 성능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스타키는 1967년 미국에서 빌 어스틴(Bill Austin)이 설립한 보청기 회사다. 세계 최초 초소형 고막형 보청기를 개발했으며 세계 최초 나노기술을 적용한 보청기도 개발했다. 한국에는 1996년 한국지사를 설립해 들어왔다. 스타키코리아는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