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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증후군 뜻 재조명, 단순 거짓말과 어떻게 다르나

정재호 기자I 2015.01.09 12:23:00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비행기 추락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우울증에 빠진 30대 임신부가 우연히 주운 여대생의 신분증으로 새로운 삶을 꿈꾸다 재판에 넘겨진 소식이 전해지며 리플리 증후군 뜻에 대한 관심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뜻한다.

리플리 증후군은 성취욕구가 강한 무능력한 개인이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가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으며 점차 이를 진실로 믿고 행동하게 된다.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용어는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 있는 리플리 씨’(1955)라는 소설에서 유래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리플리’는 거짓을 현실로 믿은 채 환상 속에서 사는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신정아의 학력위조 사건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하면서부터 해당 용어가 널리 알려졌다. 한국 사회에서 영화 ‘리플리’를 떠오르게 하는 스캔들이 일어났는데 한 여성이 어떻게 한국의 문화귀족을 농락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리플리 증후군을 주제로 한 드라마도 지난 2011년 방송된 바 있다. 이 드라마(MBC 미스 리플리)는 뜻하지 않게 던진 한 마디의 거짓말로 인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리플리 증후군이 단순 거짓말과 다르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손석한 박사(정신건강의학전문의)는 지난해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순한 거짓말과 리플리 증후군 뜻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거짓말을 대개 많이 하는 분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나 혹시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서 또는 감추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리플리 증후군은 어떤 특정한 영역에 대해서 완전히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말을 믿는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실은 처음부터 이 사람 굉장히 거짓말을 잘 한다고 느끼는 것은 이미 거짓말이 충분히 능숙하지 않은 것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한참 시간이 지나서는 결국 거짓임이 드러나긴 하지만 누구나 다 처음에 믿게 만드는 재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냥 보통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과 리플리 증후군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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