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대다수는 무엇보다 ‘인식의 전환’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응답자들(43.5%)은 가장 변화가 필요한 부분으로 ‘함께 사는 사회라는 인식의 전환’을 꼽았다. 이어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28.5%), ‘공동체 삶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 있는 리더’(15.5%), ‘이웃과 교류하는 커뮤니티(동호회) 활성화’(12.5%) 순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인권 감수성 관련 필수 교육 필요’를 비롯해 ‘나 먼저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나와 다른 의견도 귀 기울여 듣기’, ‘리더 또는 꼰대 문화의 변화’, ‘내로남불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법 집행’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는 2000년대 이후부터 공동체적 가치보다 각자의 이익에 더 민감한 사회로 변했다”며 “이제는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때라고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응답자들은 가장 변화가 필요한 집단으로 ‘정치권’(58.4%)을 지목했다. 또 ‘이익을 독점하는 대기업’(15.2%), ‘자신들만 생각하는 잘못된 가족주의’(14%),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려는 지역사회’(12.4%)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로는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에 대한 보살핌’(40.3%)을 꼽았다. 이어 나 혼자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34%), 전 세계 네트워크 구축과 지속적인 교류(17.6%)와 함께 꾸준한 기부가 필요하다(8.1%)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것에 응답자들은 공감했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정부의 역할로 ‘홍보와 각계의 사회적 합의 강화’(33%)를 꼽은 가운데 ‘돌봄 확대’(25.3%), ‘소외계층에 대한 물질 지원’(23%), 그리고 ‘정부의 적절한 제재와 규칙’(18.7%) 등을 제안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일자리 기회, 국민의 의견 수렴과 소통, 민생 해결, 상식적인 복지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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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개인주의’를 지양해야 한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20대(41.7%)와 30대(21.6%) 등 MZ(63.3%) 세대를 개인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세대로 생각했다. 이어 10대 15.7%, 50대 이상 13.6%, 40대 7.4% 순이었다. MZ세대를 꼽은 이유로는 “자기 자신을 다른 가치보다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 혹은 “외동이 많은 세대의 특성”,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 속에 끼인 세대”, “어릴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큰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많은 사람이 젊은 세대를 ‘싱글 이코노미’ 세대로 부르는 등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세대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공존과 공생을 강조하다 보면 함께 어울려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협업’은 공동체 생활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 10명 중 4명(41.7%)은 ‘아무것도 안 하려는 리더나 팀원’을 협업할 때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함께 일하는 팀원과의 불협화음(26.6%), 상사의 무리한 지시(19.2%), 혼자 돋보이려는 리더나 팀원(12.5%) 등도 협업을 힘들게 한다고 느꼈다.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갈등 상황이 생기기 마련. 응답자들은 갈등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3명(36.2%)은 ‘리더의 현명한 대처와 혜안’을 선택했다. 또 ‘갈등 당사자와의 대화’(30.7%), ‘팀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제안’(20.1%), ‘기관의 적절한 중재’(1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갈등 요소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커지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평등 해결을 위해 복지 정책과 재정적 측면을 늘리면 되고, 이념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투명성과 공개성을 바탕으로 한 정치권에 대한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우리 사회에는 나눔을 실천하며 몸소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인물로 ‘션과 정혜영 부부’(13.6%)를 떠올렸다. 이어 가수 아이유(6.8%), 배우 김혜자(3.4%), 문재인 전 대통령(3.4%)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었다. 또한 쪽방촌 봉사자, 자원봉사자, 천원 밥집을 운영하는 할머니 등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언급한 이들도 있었다. 가수 션은 “나눔은 행복의 연장선”이라며 “더불어 사는 삶에 저희 부부를 떠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