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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회 "'응급실 유튜브' 의사 유감…의협 윤리위 제소할 것"

김보겸 기자I 2020.05.01 19:40:52

응급의학회, 1일 회원들에게 메일 보내
"동영상 올린 과정 조사…의협 윤리위 제소"
같은날 건대충주병원, A교수 직위해제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보디캠으로 촬영한 영상을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한 대학병원 교수에 대해 대한응급의학회가 유감을 표시했다. 학회는 해당 교수를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지난달 15일 유튜브 ‘응급실 일인칭 브이로그’ 채널에 올라온 교통사고 사망환자 치료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대한응급의학회는 1일 학회 회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유튜브 ‘ER story[응급실 일인칭 브이로그]’를 운영한 건국대 충주병원 A교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학회 측은 “현재 이 교수를 상대로 동영상을 올린 과정을 조사하고 있으며 위법이 드러나면 규정에 따라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교수는 대한응급의학회 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 측은 “우리 학회 소속 회원이 응급처치 과정을 유튜브에 그대로 올려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학회는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런 행위는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나타난 의료인의 신뢰를 일시에 무너뜨리는 행동으로 학회 차원에서 재발 방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원들도 환자의 정보(비밀) 보호와 관련, 다시 한 번 신경을 써 주시고 의사의 윤리지침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부탁드린다”며 “향후 윤리위원회에서 교육용 동영상을 포함한 SNS 사용 등에 대해 올바른 윤리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A교수가 소속된 건국대 충주병원 역시 같은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해당 교수를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병원은 “당사자를 직위해제 조치했으며 추후 (대한의사협회) 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A교수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치료하는 영상을 올려 의료 윤리를 어겼다는 논란을 빚었다. 적나라한 모습을 흐릿하게 처리하기는 했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후 의식이 없는 한 남성이 응급실로 실려 들어와 심폐소생술을 받고 사망하기까지 과정이 담겼다. 같은 날 올라온 또다른 영상에서는 환자의 둔부가 드러나고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이물질을 꺼내는 장면까지 나왔다. 논란이 일자 지난달 29일 새벽 3시쯤 A교수는 해당 채널을 삭제했다.

A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육용 영상이었다고 해명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착용한 보디캠에 찍힌 영상 일부를 편집해 학생들에게 교육하기 위해 유튜브에 올렸다는 것이다. A교수는 “영상에 댓글 사용을 중지했는데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육 목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응급실 분위기나 응급의학과의 특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려고 했지 돈을 벌 목적은 아니었다. 환자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직 응급실 의사들은 이러한 행위가 의료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정용욱 아주대학교 응급의학과 촉탁의는 “A교수는 (응급실 상황이) 일상이라 리얼리티 쇼처럼 접근했겠지만 이는 의사에 대한 믿음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사가 나를 치료한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도 개입하는 순간 환자는 그것이 치료행위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런 여지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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