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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 겸 공동오찬을 진행했다. 작별상봉이 시작되면서 연회장은 이내 눈물 소리로 뒤덮혔다. 70여년의 그리움을 12시간으로 묻어두기에는 가족들이 가진 그리움의 크기가 너무 컸다.
이번 상봉에서 유일한 부자 상봉자인 조정기(67)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얼굴 봐서 좋다”고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조씨의 작은아버지 상용(80)씨는 “내 나이가 80이 넘고 형 나이도 이제 거의 90인데 이제 우리는 살만큼 살았다”면서 “마지막으로 만난 거다. 통일이 어서 됐으면 좋겠다”고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남측 최고령자 강정옥(100·여)씨는 헤어짐을 쉽사리 수용하지 못했다. 북측 동생 강정화(85)씨가 “(언니가) 사망했다 생각했는데 너무 좋다”며 눈물을 보이자 정옥씨는 “같이 살자”고 달랬다. 정화씨는 “마음은 그러나 할 수 없다”라며 “작별해야 돼”라고 어쩔 수 없는 헤어짐에 눈시울을 적셨다.
가족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는 동안에도 이별의 시간이 왔다. 우리측 81가족(324명)을 태운 버스가 오후 1시20분 금강산에서 출발해 속초로 향하면서 2차 상봉 행사는 막을 내렸다. 지난 24일부터 이날 작별상봉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 만남을 가졌다.
한편 남북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2회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했다. 1차에서는 남측에서 89가족 197명이, 2차 때는 81가족 326명이 방북했다. 2차 상봉단 중 1명과 그 동반 가족이 건강 이유로 남측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귀환한 상봉단은 324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