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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광릉의 조경을 복원하기 위해 세조릉과 정희왕후릉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던 나무와 풀을 제거하고 잔디를 심는 정비작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광릉은 조선 제7대 임금인 세조(1417∼1468)와 정희왕후(1418∼1483)가 잠들어 있는 무덤이자 조선 최초의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이다. 동원이강릉은 서로 다른 언덕 위에 왕과 왕비의 능을 둔 무덤을 뜻한다.
1915년 간행된 ‘조선고적도보’에 따르면 세조릉과 정희왕후릉의 중간에는 나무가 없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삼림 관리를 하지 않아 왕릉의 제사 건물인 정자각(丁字閣) 뒤쪽까지 나무가 자랐다. 그 결과 세조릉에서 정희왕후릉이 보이지 않게 됐다.
김흥년 조선왕릉관리소 전통조경팀장은 “광릉의 무덤들 사이에 뿌리내린 나무는 소나무, 참나무, 낙엽수 등이 혼재돼 있었다”며 “베어낸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수령이 80∼90년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조선시대에는 왕릉을 지키는 관리인 능참봉이 있어서 삼림 관리가 잘됐으나, 일제강점기부터는 한동안 왕릉을 돌보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뒤 왕릉 주변의 외래 수종을 잘라내고 우리나라의 고유한 나무를 심고 있다”며 “조선왕릉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관리 계획을 수립해 차근차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광릉 경관 회복 사업에는 정자각 앞으로 난 돌길인 신로(神路) 정비, 우물인 어정과 금천교 복원도 포함돼 있다. 또 왕릉 앞에 세우는 홍살문을 지금보다 남쪽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