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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세계은행(WB)은 올해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5.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다. 이는 최대 1억명을 극도의 빈곤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는 게 WB의 분석이다.
WB는 8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전망을 통해 직전 전망인 올해 1월(2.5%)보다 7.7%포인트 떨어뜨린 -5.2%를 올해 성장률 예상치로 내놓았다. 코로나19 확산 직전과 직후의 경제 양상이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WB는 매년 1월과 6월 두 차례 전망 보고서를 낸다. WB의 전망은 앞서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상치(-3.0%)과 비교해도 더 낮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세계은행 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전염병 대유행만으로 나타난 첫 경기 침체”라며 “추후 추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WB는 하방 리스크가 큰 시나리오상으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8.0%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쟁 특수가 끝난 1945~1946년 이후 최악의 침체다.
주요국 경제는 대부분 마이너스(-)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6.1%까지 침체의 늪에 빠질 것으로 WB는 전망했다. 일본(-6.1%), 유로존(-9.1%) 등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WB는 올해 선진국 경제가 1월 전망치(1.4%)보다 8.4%포인트 떨어진 -7.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중국의 경우 1976년 이후 최저인 1.0%까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6.0%), 브라질(-8.0%), 인도(-3.2%) 등은 선진국 수준의 성장률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자산가보다 빈곤층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는 점이다. WB는 전세계 7000만~1억명이 코로나19가 낳은 이번 침체로 인해 극도의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루 1.9달러 미만, 한국 돈으로 2000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사실상 연명하는 이들이다.
파자르바시오글루 부총재는 “가난과 실업을 막으려면 가능한 한 빠르게 경제를 회복할 방안을 찾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