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아닌 작전”…트럼프 이란전, 푸틴 우크라전 전철 밟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상윤 기자I 2026.03.08 22:47:58

전쟁 표현 피하고 ‘작전’ 강조…전쟁 명분·메시지 유사
정권교체 언급·목표 흔들림도 닮은꼴 지적
NYT “모호한 전쟁 목표, 장기전 위험 키울 수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공습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닮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리와 메시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흔들리는 전쟁 목표까지 여러 측면에서 유사성이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격을 둘러싼 메시지와 전쟁 논리가 2022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내세웠던 주장과 여러 측면에서 겹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양측 모두 군사 행동을 ‘전쟁’이라고 규정하기를 피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공통점으로 꼽았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최근 “미국이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이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우리는 전쟁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를 끝내려 한다”고 주장했던 발언과 유사한 표현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표현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최근 이란 공격을 두고 “전쟁이라기보다 작전(operation)”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 군사작전’이라고 규정하며 전쟁이라는 표현을 피해왔다.

양측 지도자의 메시지에서도 유사성이 나타난다. 푸틴 대통령은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하며 저항할 경우 유혈 사태의 책임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연설에서 이란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확실한 죽음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란 국민에게는 정권을 무너뜨릴 것을 촉구했다.

NYT는 이러한 발언들이 모두 정권 교체(regime change) 가능성을 전제로 한 메시지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목표가 시간이 지나며 흔들리는 모습도 유사한 점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비무장화’를 내세우며 사실상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목표는 동부 돈바스 지역 장악과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저지로 축소됐다.

미국의 이란 전쟁 목표 역시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에 대해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지만, 행정부 내부에서는 핵 프로그램 제거와 미사일 능력 파괴 등 보다 제한적인 목표도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시작될 경우 장기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이클 코프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NYT에 “군사적 수단과 정치적 목표가 맞물려야 하며 초기 가정이 틀렸을 경우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며 “전쟁은 항상 예상치 못한 2차·3차 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다만 두 전쟁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도 있다. 러시아는 수십만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지상 침공을 감행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현재 공군력 중심의 정밀 공습을 펼치고 있다. 군사력의 수준과 작전 방식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NYT는 군사적 우위가 전쟁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 역시 침공 초기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전쟁은 예상과 달리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까지 약 50만 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낳으며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기대했던 ‘단기 승리’는 실현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은 아직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NYT는 전쟁 목표가 모호한 상태에서 시작된 군사 작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략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지도자들이 초기에는 단기간 승리를 예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NYT는 “전쟁이 시작된 지는 짧지만, 목표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 전쟁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美·이스라엘, 이란 공격

- 고유가 충격 최소화 총력전…비축유 방출도 검토 - ‘유가 10달러 오르면 환율 15원↑’…고유가·고환율에 ‘벚꽃추경’ 현실화 수순 - 고유가·고환율·고금리 '3苦 쇼크'…항공·석화·반도체·車 시름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