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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매출은 2.5% 적었으나 영업이익은 3.9% 상회했다. 구공정(레거시) 메모리 부진으로 시장에선 SK하이닉스 수익성이 기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봤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매출은 기존 기록인 올해 2분기 16조4233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돌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의 기록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HBM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HBM, 기업용(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또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 및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HBM,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회사는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텍스트, 사진 등 여러 복합 정보를 이해하는 AI 서비스)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컴퓨터로 사람 또는 그 이상 지능을 구현한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사는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D램에서는 기존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의 전환을 지속하고,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낸드는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것”이라며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