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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보도자료에서 외환보유액 순위표를 뺀 것은 2001년 2월 말 처음 수록한 이후 25년 6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를 결정하기 위한 별도의 대내외 공식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순위표 수록 중단은 소관 부서장 판단으로 이뤄졌다. 한은은 답변서에서 “외환보유액 순위는 공식 통계 지표가 아니라 외부에서 입수 가능한 정보에 기반한 단순 부표에 불과하다”며 “순위표를 수록하지 않기로 한 것은 부서장의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한은은 재정경제부와는 사전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또 한은과 재경부 내부에서 순위표를 계속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상당 기간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양 기관이 의견을 교환한 시점과 재경부가 제시한 구체적인 의견은 답변서에 담기지 않았다.
공개 중단 시점은 고려 대상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가 변동하는 시점에 조치를 취하면 대외적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일부 감안했다”고 했다. 순위가 하락하는 시점에 공개를 중단할 경우 외환 건전성에 불리한 정보를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을 한은도 인식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지난해 말 9위에서 올해 1월 10위, 2월 12위로 하락한 뒤 5월에는 13위까지 밀렸다. 이후 6월 다시 10위로 올라섰다.
한은은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 여건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비교 순위로는 외부 충격에 대응할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른 나라의 외환시장 안정 조치나 금값 변동만으로도 한국의 경제 여건과 무관하게 순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25년 넘게 정례적으로 제공한 정보를 폐지하면서도 변경 기준이나 사전 안내 절차가 없었다는 점이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공식 통계가 아닌 참고용 부표여서 공개 여부를 규율하는 한은 내부 규정이나 외부 지침이 없다. 김상훈 의원은 “25년 넘게 공개해온 자료를 별도 회의나 기록도 없이 없앤 것은 한은의 정보 공개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보여준다”며 “자의적인 정보 공개 중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폐지 기준과 의사 결정 절차를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국가별 외환보유액 통계 수록 대상 국가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다만 이용자가 각국 수치를 직접 비교해야 해 그동안 한은이 제공하던 순위표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