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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이 시점에’ 반기문·이해찬 회동에 관심 증폭

김성곤 기자I 2016.06.06 17:16:29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초청에 8일 미국 뉴욕서 회동
참여정부 지원으로 사무총장 당선…盧 서거 이후 불편한 관계
친노와의 관계회복 시도…방한시 봉하마을 방문설도 흘러나와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또다시 국내 정치뉴스의 한 가운데에 섰다.

지난 5월말 제주포럼 참석 등 5박 6일의 방한 기간 동안 대선출마 시사,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의 극비회동, 대구·경북(TK) 방문과 여권 수뇌부 접촉 등을 통해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에 스스로 불을 지핀 데 이어 오는 8일 미국 뉴욕에서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과 면담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권 차기주자로서의 위상을 굳힌 반 총장이 야권의 정치거물을 만나면서 여야 정치권 안팎에서는 온갖 추측이 나돌고 있다. 양측은 ‘차 한 잔 하는 자리’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인사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반기문·이해찬 회동 “무슨 이야기 나눌까?”

반 총장은 지난달 30일 출국 이후 불필요한 정치적 언행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나친 대권행보에 대한 국내외적인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권 거물과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차기 대선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 총장은 오는 8일 미국 뉴욕에서 이 의원을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2007년 5월 이후 9년 만이다. 반 총장이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이 의원이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고 제안해 성사된 것. 이 의원은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노무현대통령 기념관, 노무현센터 건립을 위한 사전준비의 일환으로 링컨대통령기념관, 뉴욕 케네디기념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증폭되면서 양측은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의원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오래 못봤는데 우리가 미국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반 총장이 연락해와 차나 한잔하는 자리”라면서 “특별히 정치 얘기를 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그동안 외교관을 많이 봤지만 정치적으로 대선 후보까지 간 사람은 없었다”고 반기문 대망론에도 선을 그었다. 그러나 “왜 하필 이 시점에 만나느냐”는 의문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반기문, 차기 대선 정지작업…친노와 관계회복 시도

반 총장은 참여정부와 인연이 깊다. 외교부장관을 역임한 것은 물론 2006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때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받았다. 그러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반 총장이 추모에 무성의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양측 관계는 불편해졌다. 특히 반 총장이 지난달 방한 시 노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찾지 않으면서 이러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이 때문에 반 총장과 이 의원의 만남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양측이 모종의 관계개선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최근 권력의지를 분명히 한 반 총장이 차기대권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친노진영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반 총장은 지난달 방한에서 여권 차기주자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누렸지만 특정계파의 대권후보라는 오명도 얻었다. 만일 참여정부 인사들과의 관계개선에 성공할 경우 본인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거부감을 줄이거나 외연확대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의 국내 방한이 또 성사될 경우 봉하마을을 최우선적으로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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