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는 21일 만성적인 인력난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보급되는 개인 안전장비가 여유 있지는 않지만 모자른 수준도 아니다”며 인력 충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비 보강에 비해 인력 확충은 뒤처지면서 현장의 부담은 여전히 소방관 개개인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식사 지원조차 충분하지 않다는 호소도 나왔다. 박진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소방지부장은 “야근을 해야 하는데 사비로 저녁을 사 먹고 교육·훈련 때도 식비를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며 “밥은 먹이면서 일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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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과 소방노조 등에 따르면 소방 현장에서는 장비가 보강돼도 이를 운용할 인력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휴가·전문교육 등에 따른 결원을 메우기도 어려워 그 부담은 남은 대원들에게 돌아간다. 소방관들은 인력 충원과 함께 식사·휴식·교육 등 기본적인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빠듯한 인력 구조는 업무의 경계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구급 업무를 맡은 대원이 화재진압 인력의 빈자리까지 메우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전남광주 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고(故) 노태영 소방교는 구급차를 몰고 출동했다가 화재 진압에도 투입됐다. 고인이 근무하던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는 당시 한 근무조 4명이 펌프차와 구급차를 함께 운용했다. 두 차량에 각각 3명씩 배치하려면 6명이 필요하지만 실제 근무자는 4명뿐이었다. 구급차 운전을 맡은 대원이 진압 인력의 빈자리까지 메워야 했던 것이다.
비슷한 사고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3년 12월 제주 감귤창고 화재에서 순직한 임성철 소방장도 구급대원이었다. 주민을 대피시킨 뒤 호스를 잡고 진화에 나섰다가 무너진 콘크리트 처마에 깔려 숨졌다. 당시 펌프차는 대원 1명이 출장으로 빠져 3명이 출동했고 선착대장과 운전대원을 제외하면 진압대원은 1명이었다.
구급 소방인력도 모자르기는 마찬가지다. 소방청의 ‘2025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구급차 1343대 가운데 모든 근무조가 3인 탑승하는 차량은 1175대(87.5%)에 그쳤다. 서울은 100% 탑승률을 기록했지만, 경기는 51.6%, 대전은 56.3%에 불과했다.
한 소방 관계자는 “경기도는 여전히 구급차에 2명만 타고 출동하는 곳이 많다”며 “출산휴가로 결원이 생겨도 대체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2명으로 운영하는 지역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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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공백을 메울 여력이 부족한 탓에 전문교육과 휴식도 제약받는다. 대체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새로운 장비를 익히고 재난 대응 기술을 배워야 하지만, 대원을 교육에 보내고도 남은 인원으로 출동태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부터 걱정해야 한다. 휴가를 쓰면 동료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충분한 휴식도 보장받기 어렵다.
소방청도 교육·훈련 여건과 대원들의 피로 문제를 과제로 제시했다. ‘2024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는 수요 대비 부족한 소방교육·훈련 시스템을 약점으로 꼽으며, 재난 장시화 시 출동대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 교육과 휴식을 보장하려면 빈자리를 메울 인력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대근무 체계 개선도 과제다. 경찰의 경우 지구대·파출소에서 4조 2교대를 운영하고 일부는 5조 3교대도 시행한다. 하지만 소방 현장은 여전히 3교대 중심이다. 소방노조는 인력 확충과 근무체계 개편을 병행해 노동시간과 강도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휴식·교육을 보장하려면 안정적인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웅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담뱃세에 국한된 소방 재원을 유류세와 기후 대응·전력 분야 기금 등으로 넓혀야 한다”며 “인구구조 변화로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만큼 정책사업비를 일정 비율 이상 확보해 인공지능(AI)·로봇 등으로 현장 인력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220031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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