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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년 동안 미국에 거주 중인 A씨는 휴가차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을 찾았다가 돌에 새겨진 얼룩덜룩한 무늬를 보게 됐다.
가까이 가서 보니 돌은 여러 낙서로 얼룩진 가운데 한글로 쓰인 이름들도 눈에 띄었다고. 낙서에는 ‘하람’, ‘소울’, ‘연성’, ‘예진’ 네 명의 이름과 한국에서 온 것을 알리는 ‘프롬 코리아(From Korea)’까지 적혀있었다.
이를 본 A씨는 “다른 사람들이 낙서를 해놨다고 ‘우리도 하자’는 생각은 잘못됐다”면서 “내가 한국인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외국 유명 관광지에서 한국인 등 관광객들의 낙서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다이빙 성지’로 알려진 필리핀 관광지 보홀의 버진아일랜드 바다 속 산호에 한국인 관광객 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진 것이 발견돼 장소가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지난달 5일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다이빙 강사 다닐로 메노리아스는 산호의 낙서를 발견했다. 해당 산호에는 ‘김 민’(KIM MIN), ‘소윤’(SOYUN), ‘톰’(TOM)과 같은 이름 최소 13개가 산호에 새겨져 있었다.
메노리아스가 이런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필리핀 환경천연자원부와 보홀주 당국 등이 다음날 해당 낙서를 확인했고, 한 한국인 유튜버가 올린 동영상을 통해 현지 가이드가 돌멩이로 유튜버의 이름을 산호에 새기는 모습 등을 공개했다.
보홀주 주지사는 “이 영상에 나온 현지 가이드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에게 20만 페소(470만원)를 사례금으로 지급하겠다”며 산호초 파괴의 책임이 있는 이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