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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김성식 사장)는 변호사 출신, 신보(강승준 이사장)는 재정경제부(구 기획재정부)를 거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부총장을 지낸 인물이 각각 사장직을 지내고 있다. 산은(박상진 회장)·수은(황기연 행장)·기은(장민영 행장) 등 국책은행장은 내부 승진 인물로 결정됐다. 서금원장 자리는 교수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김은경 원장이 차지했다. 과거 이 자리의 주인이었던 금융위 출신 인사는 어느 한 곳에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유관기관장 인사에서도 밀리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 출신이 유관기관 수장으로 발탁된 사례는 손에 꼽는다.
지난해 11월 퇴직한 이윤수 예탁결제원 사장이 새 정부 들어 첫 금융위 출신 금융기관 수장이었고, 유재훈 보험개발원장은 올해 3월 퇴직 후 반년 만인 이달에야 취임했다. 두 사람 모두 후임 인선까지 상당한 공백 기간을 거쳤다. 그마저도 신용정보원장 등 전통적으로 금융위 몫이던 자리마저 최근 재정경제부 출신에게 내줬다.
이윤수 사장, 유재훈 원장과 함께 금융위에서 나온 고위직 인사 2명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9월 퇴임한 김병환 전 금융위원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부터 회계정책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장 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여신금융협회·금융투자협회·한국화재보험협회장은 최근 잇따라 민간 출신으로 채워졌다. 특히 여신금융협회장은 직전까지 금융위 출신이 맡았지만 이번에 민간 출신으로 교체됐다. 금융위를 포함한 관 출신은 지원도 하지 못한다는 게 후문이다. 현재 각각 금융위, 재경부 출신이 수장인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장 임기가 오는 12월 만료되는데, 이곳들도 민간 인사로 교체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속사정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에야 갈 곳을 정해두고 그만뒀지만 최근에는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퇴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처우 낮은 자리는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청와대의 인사 승인 절차가 예전보다 까다로워진 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이전 문제에서도 금융위는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금감원이나 국책은행 등 다른 지방이전 거론 기관들은 노조 차원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행정기관인 금융위는 사실상 체념한 상태다. 이전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금융권·여의도와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책 협의든 시장 소통이든 서울에 있는 금융권과의 접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 또한 금융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개각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위원장 교체설까지 돌았지만 정작 개각 발표에서 금융위 관련 인사는 없었다. 다만 이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소문만 무성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조용히 넘어간 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신 국정감사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날 부동산 관련 논란으로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화살이 곧바로 금융위로 향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ETF·부동산 이슈까지 겹쳐 있어 이번 국감에서 금융위가 집중 질의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사 적체와 세종행으로 조직 내부의 피로감이 쌓인 상황에서, 국감이라는 외부 검증까지 앞두고 있어 금융위로선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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