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리고 인간이 만든 순천만에서 '천년의 숲'을 상상하다

강경록 기자I 2013.04.09 13:55:04

미리가 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간 열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습지센터 전경. 이번달 20일 부터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10월 20일까지 6개월간 열린다. 지난 4일 미리가 본 박람회 현장은 개막 준비로 분주해보였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이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세계 각국의 독특한 정원문화를 통해 도시의 질적인 향상을 꾀하는 지구촌 생태축제다. 그동안 순천시와 축제조직위원회는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에 한해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도심과 잇는 생태축을 밑그림으로 정원박람회를 준비해왔다. 순천시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순천시를 명실상부한 ‘생태수도’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나승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정원박람회 조성공사는 전체 공정율 98%로 실질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동절기에 식재하지 못한 초화류 식재로 최종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며 “앞으로 각국의 나무 42만주와 꽃 200만주가 심어지고 쉼터 등에 대한 마무리 작업이 정리되면 23개국 84개의 정원이 눈앞에 펼쳐지는 ‘세계의 정원 경연장’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감도
현재 박람회장은 순천시 풍덕동과 오천동 일대에 조성 중이다. 규모는 약 111만 2000㎡로 현재 전체 공정률은 약 98%에 이른다. 박람회장은 주 박람회장과 국제습지센터, 수목원 등 크게 3개로 구성됐다. 엄청난 규모와 더불어 박람회 기간 또한 6개월이란 대장정이다. 시간의 흐름을 천천히 즐기며 느림 속에서 정원을 거닐어 보자.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나무와 꽃 그리고 시간만이 만들어주는 오래된 정원의 정취는 기다릴 줄 아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다. 주 박람회장은 정원박람회답게 온통 정원으로 꾸며진다. 세계 10개국의 전통정원과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들 그리고 국내·외 지자체와 기업, 단체 등이 참여한 테마정원이 만들어져 관람객의 발길을 잡는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인 찰스쟁스가 순천의 지형을 형상화한 순천호수정원은 주 박람회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그러나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해 그 형태가 어떤지는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호수정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원들이 자리하고 있다. 호수정원 바로 옆에 ‘갯지렁이 다니는 길’이 있다. 우리나라 디자이너인 황지해의 작품이다. 플라워쇼의 대명사인 영국 첼시 플라워쇼엣 ‘해우소 가는 길’ ‘DMZ’ 작품으로 2년 연속 최고 상을 받은 우리나라 최고의 디자이너 중 한명이다. 그녀는 ‘갯지렁이 다니는 길’을 통해 ‘생태계 보호’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이밖에도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연상시키는 프랑스 정원과 포츠담의 카를 푀르스터 정원을 본뜬 독일정원, 튤립과 풍차가 어우러진 네덜란드 정원도 발길을 잡는다.

4월 초입에 미리가 본 박람회장은 이미 형형색색 다양한 꽃들로 넘쳐났다.
주제관인 국제습지센터는 영상관, 생태학습관, 체험습지로 구성되어 있다. 지열과 태양광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지어졌다. 생태관과 체험습지는 70%이상 살아있는 생물로 전시된다. 갯벌과 짱뚱어, 갈대 등 수생 동식물을 관찰하는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국제습지센터 주변에는 물새놀이터, 양생동물원, 하늘정원, 수목원 등이 조성돼 있다.

컨테이너를 이용하여 한글로 외부를 디자인하고 내부에 세계 어린이들의 꿈을 담은 그림 14만 여점이 전시된 ‘꿈의 다리’
국제습지센터와 주박람회 장은 박람회장을 가로지르는 동천을 사이에 두고 있다. 바로 그 두 곳을 연결하는게 ‘꿈의 다리’다. 습지의 자연정화와 자연재생능력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이 다리는 길이 175m, 폭 7.29m 로 재활용 컨테이너 30개를 연결해 만들었다. 외부에는 2010년 상하이엑스포에서 한국관을 설계한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의 한글 디자인이 전시돼 있고 내부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그림 14만여 점이 전시돼 있다.

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정원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나무도감원과 철쭉정원, 편백숲, 한국정원 등이 조성돼 있다. 총 25만3000㎡규모로 관람객들에게 휴식은 물론 숲과 정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한국정원은 조선시대 정원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식영정을 그대로 재현했다. 주변에는 한국 소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한국정원은 궁궐정원과 선비정원, 어머니의 소망을 담은 소망정원으로 꾸며졌다.

다양한 공연ㆍ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10월 20일까지 184일 동안 박람회장에서만 무려 3993회에 달하는 주제·초청·거리공연이 펼쳐진다. 또 순천시내 전역에서도 2236회의 문화·예술공연이 열린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국제습지센터 전경.
▲여행메모

◇교통은 ‘열차’로, 숙박은 ‘인근 도시’에서=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보려면 열차편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순천역이 박람회장과 불과 차량으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열차에서 내리면 택시나 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하지만 박람회 이외의 여행지를 계획하고 있다면 불편하더라도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열차를 타고 순천에서 차량을 렌트하는 방법도 있지만 순천시내에 렌트 차량 보유대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꼭 명심하자. 특히 박람회 기간 순천에서의 숙박은 피하는게 좋다. 일단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다. 숙박요금도 박람회 기간에 관광객이 몰리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기에 여수나 인근 도시로 숙박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리 예약하면 입장료가 할인=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여름철 오후 9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1만 6000원, 청소년 1만 2000원, 어린이 8000원 30명 이상 단체 구매할 경우 20% 할인된다. 단, 12일까지 사전 예매할 경우 1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주변볼거리

순천만 갈대밭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의 일몰 풍경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우리나라 최대의 갈대 군락지이자 세계적인 희귀조류 서식지이다. 순천시내를 흐르는 동천과 상내면에서 흘러 온 이사천이 만나 바다로 흘러들기까지 약 3㎞에 이르는 물길 양편으로 빽빽한 갈대 군락이 50㏊에 걸쳐 있다. 대대동 선착장을 중심으로 가장 넓은 갈대 군락이 펼쳐져 있으며, 해룡면의 와온마을에서는 갈대밭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질녘의 풍경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 갈대밭 산책로를 따라 걷다 야트막한 용산을 20분 정도 오르면 울창한 송림과 순천만을 굽어볼 수 있는 산길 끝 탁 트인 공간에 용산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S’자 곡선을 그리며 흘러가는 물줄기와 갈대밭 그리고 낙조가 어우러진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낙안읍성은 순천만정원박람회 현장에서 약 20여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선조들의 숨결이 그대로 베어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선조들의 숨결이 그대로 배어 있는 곳으로 옛 정취를 고스란히 머금고 있다. 낙안읍성은 왜구 침략을 막기 위해 조선 태조 6년(1397년) 토성으로 쌓았다. 이후 인조 4년(1626년)에 현재의 석성으로 고쳤다. 성곽의 높이는 4m정도다. 현재 성안에는 288명이 살고 있다. 성곽 위를 걷다보면 옹기종기 모여있는 초가집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의 모습. 60년~80년대의 판자촌과 건물 등으로 이루어진 최대규모의 드라마 세트장이다
▶순천 드라마촬영장

60년~80년대 판자촌과 건물 등으로 이루어진 최대규모의 드라마 세트장이다. 큰 인기를 끌었던 ‘사랑과 야망’ , ‘에덴의 동쪽’ 등이 촬영됐다.

낙안읍성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 있다. 고 한창기 선생의 열정과 고집이 깃든 공간으로 유물 8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낙안읍성 남문과 동문 사이에 위치해 있다. 2011년 개관한 이곳은 평생 우리 것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한 고 한창기 선생의 열정과 고집이 깃든 공간이다. 한창기 선생이 창간한 잡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유물 전시실과 야외 전시 공간, 백경 김무규 선생 고택으로 구성된다. 유물 전시실은 선생이 만든 잡지의 이름을 따 각각 뿌리깊은나무(상설 전시실), 샘이깊은물(기획 전시실), 배움나무(세미나실)로 나뉜다. 전시실에는 유물 800여 점이 전시된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의 기와, 옹기, 토기에서 청자, 백자, 불교 의식 용구, 민속용품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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