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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영지 "이탈리아 일대일로 탈퇴하면 세계화 후퇴"

김겨레 기자I 2023.07.31 11:11:21

글로벌타임스 "서방, '일대일로=트로이목마' 묘사"
"中, 유럽 변화시키려는 의도 없어"
이탈리아 향한 원색 비난·보복 조치 언급은 자제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과 유럽, 중앙아시아를 잇는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 프로젝트 ‘일대일로’에서 이탈리아가 탈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관영지가 “세계화를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사진=AFP)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30일 “이탈리아와 서방 국가들이 중국이 제안한 일대일로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서방의 세계화는 뒤처지거나 후퇴할 것”이라며 “(일대일로를 탈퇴하는 행동은) 이탈리아와 유럽을 더욱 내향적이고 보수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GT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일대일로를 중국의 서방 진출을 위한 ‘트로이 목마’ 격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T는 “불행하게도 일부 서양인들은 일대일로를 중국이 유럽을 침략하고 (유라시아) 대륙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 간주한다”며 “유럽과 아시아의 연결로 어느 쪽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는 평가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일대일로는 트로이목마가 아닌 서로 협력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통로”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탈리아가 아직 일대일로 탈퇴를 공식화하지 않은 만큼 원색적인 비난이나 대응 조치 언급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GT는 “우리는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유럽을 원하지 않으며 중국은 유럽을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며 “유럽은 평정심을 가지고 중국에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계화가 양방향, 다방향, 비가역적 연결을 가져오는 시대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경쟁으로 인해 협력을 제한하는 것은 불안감을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일대일로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2019년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일대일로 참여를 결정했다. MOU는 5년 단위로 갱신되기 때문에 이탈리아는 탈퇴 여부를 올 연말까지 결정해야 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27일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담한 직후 이탈리아 정부가 여전히 일대일로 참여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이 30일 4년 전 일대일로 사업에 합류한 것을 형편없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는 등 내각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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