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메시지의 방점은 코로나19 극복에 찍혔다. 국가적 위기와 재난 때마다 되살려왔던 3·1독립운동 정신으로 코로나19도 이겨내자는 메시지다.
이 같은 메시지를 위해 이날 제101주년 3·1절 기념식 행사는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前배화학당) 앞마당에서 진행됐다. 100년 전인 1920년 3월 1일은 3·1운동이 일어난지 꼬박 1주년이 됐을 때다.
그만큼 당시 일제의 감시가 삼엄했지만 배화여고 등에서 삼엄한 감시를 뚫고 1주년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이처럼 국난극복의 의지가 서려 있는 배화여고에서, 100년이 지난 현재 국난을 극복하자는 의지를 다시 되새기자는 취지로 이날 행사가 기획됐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현재 ‘국난’은 물론 코로나19였다.
문 대통령은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독립운동으로 되새긴다”며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난’에 온 국민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례로 문 대통령은 전주 한옥마을과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을 첫손에 꼽았다. 문 대통령은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 곳곳의 시장과 상가로 확산되고 있고, 은행과 공공기관들도 자발적으로 상가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은 성금을 내고 중소 협력업체에 상생의 손을 내밀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격리병동에서 분투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한 교민 수용을 용인한 아산과 진천, 음성, 이천의 시민들과 서로서로 마스크를 건넨 대구와 광주 시민들, 코로나19로 부족해진 혈액 수급을 위해 헌혈에 동참하고 있는 국민들에도 경의를 표했다. 이어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며 “전국에서 파견된 250여명의 공중보건의뿐 아니라 의료인 자원봉사자들 자신의 건강을 뒤로한 채 대구·경북을 지키고, 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고 있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3·1절 행사는 코로나19를 의식해 참석 인원이 최소화됐다. 통상 대규모로 진행됐던 예년 행사와 달리 이날은 50여명이 참석한 데 그쳤다. 작년 참석자 1만여명에 비해 대폭 축소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이끌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중 코로나19를 대응하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아울러 행사 참석자에 대해서는 미리 체크와 문진을 실시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또, 통상 참석자들끼리 어깨를 맞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참석자들 사이에 수십 센티미터씩 공간을 두고 착석했다. 다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리 건강 체크를 마친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오히려 공포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