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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성 "소림무술, 영화가 따로 없네

한국일보 기자I 2007.09.13 13:48:25
▲ 소림사 연수생들이 철로 된 봉을 목의 힘만으로 구부리고 있다. 보기에도 아찔한 묘기가 소림사의 공연관에서 펼쳐진다.

[한국일보 제공] 누구나 어렸을 적 TV에서 방영되는 소림사 무술영화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소년이 큰 뜻을 품고 소림사에 들어가 혹독한 스승을 만나 피나는 훈련 끝에 무림을 평정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중국 소림사 주변엔 지금도 이런 열정이 가득하다. 허난성 덩펑(登封)의 숭산(嵩山)에 있는 소림사는 어린 학생들에게 꿈의 무대이다. 소림사로 올라가는 길 주변에 무술학원들이 76곳이나 있어 아침 일찍부터 학생들이 무예를 연마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6만여명의 소년들이 소림사 입성을 목표로 하루 종일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막상 소림사 경내에 들어서면 무술을 겨루는 모습은 안 보이고 여느 절과 같이 스님들은 조용하고 무술에 대한 호기심에 절을 찾은 객들만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릴 뿐이다. 다만 소림사 옆 공연관에서 다양한 무술 공연이 펼쳐지고,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묘기 장면들이 이어진다.

소림사를 거닐어 오르다 보면 입설정(立雪亭)이라는 건물이 나타난다. 소림사 스님들이 특별히 ‘붉은 승복’을 입는 이유에 대한 답이 이 곳에 있다. 사회에서 때가 묻을 대로 묻은 혜가는 도를 닦겠다는 결심을 하고 달마 대사를 만나러 소림사를 찾았다. 하지만 달마 대사는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혜가는 추운 겨울 눈이 내리는 가운데 뜰에 서서 밤새도록 달마 대사를 기다렸다. 다음날 아침 달마 대사가 밖을 내다보니 하얗게 눈에 덮인 혜가가 서 있었지만 “하늘에서 붉은 눈이 내리지 않는 한 당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물리쳤다. 이 말씀에 혜가는 자신의 한 팔을 칼로 잘라 붉은 피를 흩날렸고 달마 대사는 마침내 감복해 그를 붙잡아 그의 승복이 빨간 색으로 물들었다. 혜가는 소림사에서 수행을 계속해 후에 달마 대사를 이어 중국 선종의 제2대 조사가 된다.


■ 여행 수첩

■ 허난성의 카이펑(開封)도 중국 7대 고도(古都)의 한 곳으로 둘러 볼 곳이 많다.

■ 춘추전국시대 위(魏), 5대10국의 양(梁) 진(晉) 한(漢) 주(周)와 북송(北宋) 금(金) 등의 왕조가 이곳에 도읍을 정했다.

■ 한때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판관 포청천'의 무대이기도 하다. 시내에 포청천이 근무했던 관청 개봉부를 재현해 놓았다. 또 청명상하원(淸明上河園)은 북송 때 화가 장택단이 묘사한 시내 모습을 기초로 꾸며 놓은 민속촌으로 볼거리가 풍부하다.

■ 대한항공이 3일부터 인천-정저우(鄭州) 노선을 취항해 허난성을 가기 위해 상하이나 베이징 등을 경유하던 불편이 해소됐다.

■ 대한항공은 매주 월·수·금·토요일 운항한다.

■ 인천에서 출발은 오후 2시50분, 정저우 도착은 오후 4시20분(현지시간). 정저우 출발은 오후 5시20분(현지시간), 인천 도착은 오후 8시2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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