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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중신용자…신용대출 금리 상승폭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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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주 기자I 2026.10.01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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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850점 금리 반년새 0.66%p 상승
고신용자 우대금리·저신용자 포용금융 금리 덜 올라
사회초년생 등 신파일러 부담 가중…여신 거래 이력 확대 관건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신용대출로 3000만원을 대출받은 20대 후반 사회초년생 김씨는 대출이자가 재산정됐다는 메시지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출금리가 0.6%포인트’ 올랐다는 친절한 연락. 재산정된 대출금리는 무려 6.4%였다. 김씨 나름의 대출금리 심리적 마지노선은 6%였다. 신용점수라도 올려 보려 했건만 한계가 있었다. 신용카드 사용이력이 길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김씨가 다음 대출금리 재산정까지 내야 하는 이자는 매달 약 16만원. 김씨는 약속부터 줄이기로 다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신용점수 801~850점 구간 신용대출 금리가 0.6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평균으로 1월 5.81%에서 7월 6.47%로 상승했다. 신용점수 전 구간을 통틀어 반년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보다 낮은 751~800점의 신용대출 금리 상승폭은 0.44%포인트, 701~750점은 0.58%포인트로 집계됐다. 901점 이상은 0.49~0.53%에 그쳤다.

은행권은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을 두고 ‘그레이 존(gray zone)’의 피해라고 입을 모았다. 고신용자들은 우대금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히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최근 포용금융 차원에서 700점대 이하인 중·저신용자 금리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사이에 낀 801~850점 구간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명확한 이유를 대긴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들이 금리 우대 정책에서 빠져 있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801~850점은 은행권 대출의 커트라인으로 불리곤 했다. 최근에야 은행들이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과거에는 최소 800점대 이상일 때 대출 심사대에 올리는 게 관행이었다. 이 구간은 900점대였지만 대출 연체 이력이 있거나 대출이 잦을 때 떨어질 수 있는 점수대다. 금융거래 이력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신 파일러(thin filer)도 이 구간에 주로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자금 대출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라도 금융거래 내역이 부족하기 때문에 800점 초반대 점수로 분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신 파일러로 추산된 1250만명 중 541만명이 3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사회초년생을 가장 안타까운 차주로 평가하기도 한다. 미래 소득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대출 상환 능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데, 대출 심사는 ‘과거 금융거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높은 신용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금리 인상기를 고려하면 801~850점 차주들의 금리 부담은 지속 확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줄거나 상환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은 고신용자를 잡아두기 위해 이들에게 우대 금리를 제공할 것이고 저신용자 대출 금리는 마냥 높일 수 없으니 그 사이에 낀 차주들로 시선을 돌리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라리 연체해 신용점수를 떨어뜨리는 게 낫겠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저신용자로 분류돼 포용금융 정책의 수혜라도 보겠다는 반응이다. 애매한 신용점수에 고민이 많은 차주들은 신용점수 빠르게 높이는 방법 등을 공유하며 발버둥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는 게 신용점수를 높이는 가장 즉각적인 방법이라고 꼽는다. 신용카드는 미리 돈을 끌어다 쓴 후 매달 정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빠르게 금융거래 이력을 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에서는 이를 통해 상환 능력 등을 두루 확인할 수도 있다. 이후 대안신용평가 등을 통해 점수를 높이는 것이 안정적이라고도 언급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애매한 점수 구간을 빠져나오는 것이 현재로서는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면서 “신용카드 사용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선에서 늘리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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