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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규제 UP]처방전 선택받는 지름길은 '뒷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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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승현 기자I 2013.02.08 13:46:41

정부 감시 강화에도 영업현장선 리베이트 횡행
'복제약 중심 영업으로 리베이트는 필연적' 지적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정부의 잇따른 리베이트 처분 강화는 그동안의 집중 감시에도 제약사와 의·약사간의 뒷거래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정부는 리베이트 의약품 약가인하, 리베이트 수수 의·약사 형사처벌(쌍벌제) 등 강력한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2011년 4월부터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내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을 가동하고 있다.
주요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
실적 압박에 치밀해지는 리베이트 수법

제약업계도 최근 동아제약(000640), CJ제일제당(097950) 등 제약업체들이 검·경찰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로 줄줄이 적발되면서 리베이트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그러나 영업현장에서 “리베이트가 뿌리째 사라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실적 달성을 위한 ‘생계형 리베이트’가 사라질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국내 제약사 한 영업사원은 “리베이트 감시 강화로 예전처럼 회사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의사에게 뒷돈을 건네지는 못하지만, 실적 압박에 대형 거래처를 중심으로 은밀한 거래를 중단할 수 없는 처지다”고 토로했다.

최근 적발된 사례를 살펴보면 리베이트 수법도 치밀해졌다. 과거에는 처방금액의 일정액을 현금이나 물품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보편적이었다. 통상 월 단위로 의사가 한 달 동안 처방한 내역을 토대로 제약사가 사전에 약속된 비율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

처방전에 미리 건네는 수법도 선호됐다. 예를 들어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을 1년 동안 매달 100만원어치 처방하기로 약속하고 그 대가로 20%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로 계약을 맺을 경우, 240만원(20만원x12개월)을 미리 제약사가 의사에게 건네는 것이다.

임상시험이나 연구비 지원, 제품설명회를 통한 뒷거래도 흔히 사용되는 리베이트 수법이다. 물론 의사와 제약사간 계약은 대부분 구두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약사가 리베이트로 적발되더라도 의사의 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에는 제약사가 대행사를 앞세워 설문조사 명목으로 금품이나 물품을 제공하는 등 감시망을 피한 은밀한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 의사에게 영업사원용 교육 콘텐츠 제작에 참여토록 하고 뒷돈을 제공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높은 복제약 의존도 리베이트 근절 요원

업계에선 제네릭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리베이트가 사라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일성분의 제네릭은 모두 똑같은 약이기 때문에 판촉활동에 따라 매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더욱이 똑같은 성분의 의약품이 많게는 100개 이상 진입하는 제네릭의 경우 제약사의 영업 목표는 ‘의사 환심사기’에 초점이 맞춰져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뒷거래가 발생하는 것이다. 작년 5월 물질특허가 만료된 비아그라의 제네릭이 이미 69개나 등장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비슷한 약물이 무더기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시장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판촉 활동을 펼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1일 기준으로 건강보험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은 무려 1만 4576개에 달한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괄 약가 인하로 제약사들의 극심한 손실이 불가피해져 개별 영업지점이나 영업사원 차원의 리베이트가 더욱 성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형제약사 3곳 중 1곳 박탈될 판

고착된 리베이트 관행은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 정책에도 걸림돌이 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복지부로부터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받은 업체 43곳 중 최소 15곳 이상이 리베이트로 혁신형기업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혁신형기업 인증 제도가 리베이트 때문에 좌초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한국제약협회 과징금 부과로 적법성 논란이 불거진 ‘1원 낙찰’도 사실상 리베이트의 또 다른 형태라는 분석이다. 의약품 사용량이 많은 국·공립병원이나 종합병원은 입찰을 통해 입원환자들에게 처방할 의약품을 구매한다. 이때 제네릭의 경우 수 십개 품목이 입찰 경쟁을 벌이면서 1원에 낙찰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펼쳐진 것이다. 제약사간 과열경쟁으로 원가 이하로 의약품을 납품하는 기형적인 유통구조가 나타나는 형국이다.

리베이트가 약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제약사의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은 약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병·의원의 과잉처방을 유도할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건강보험공단과 환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최근 리베이트 제약사 5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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