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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금융의 길)③M&A·대형화가 답이다

백종훈 기자I 2007.08.23 14:20:36

프랑스 CA 등 협동조합금융 대형화 선도
"금융 발전시켜 조합 이익 키워야" 지적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세계 금융회사 `빅3`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HSBC 등이 손꼽힌다.

그럼 세계 4위 금융회사는 어디일까? 외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독일의 도이체방크도, 영국의 바클레이즈도 아니다.

우리의 농협중앙회와 같은 협동조합은행 `크레디 아그리꼴(CA)`이다.

◇ `거침없네`..프랑스 CA, 네덜란드 라보뱅크

크레디 아그리꼴(CA)은 프랑스 1위, 세계 4위 금융회사로 토종 협동조합금융의 대명사로 불린다.

 

금융사업과 경제사업 등을 포함한 총직원수는 14만명, 자본금은 무려 450억 유로(약 60조)에 육박한다.

프랑스는 CA를 유럽 리딩뱅크로 키우기 위해 보험업 진출, 자산운용사 인수, 은행 합병 등을 허용했다. 또 상당자산을 주식시장에 상장시켰다.

23일 최영조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프랑스 CA의 발전과정은 국내 농협의 비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민수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원도 관련보고서에서 CA의 발전비결로 ▲크레디 리요네 등 은행인수를 통한 대형화 ▲보험업과 자산운용업 등 진출 ▲지역조합 합병, 광역화 등을 꼽았다.

네덜란드의 협동조합 금융그룹 라보뱅크도 세계 30위권의 규모를 자랑한다. 라보뱅크는 네덜란드에서 총자산 기준으로 ING그룹과 ABN암로에 이어 3위 금융회사다.

독일의 협동조합금융 DZ 뱅크도 세계 40위권의 대형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반면 국내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의 자산규모는 세계 50~60위권에, 농협 역시 세계 100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 농협, 이젠 종합금융그룹으로

농협중앙회 역시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화, 종합금융그룹화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 실무자나 학자 등 전문가들은 농협 조합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려면 자본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부문을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 경영진도 적극적이다.

정 행장은 지난 22일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외환은행 인수에 생각이 많다. HSBC가 마음에 걸리지만 꼭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연임 결정전부터 줄곧 외환은행 등 국내 우량금융회사 인수를 강조해왔다.

농협 은행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연임에 성공한 정용근 행장이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대형화 의지 덕분이다. 단순히 최근 1조원의 순익을 낸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농협은 지난해 NH투자증권을 인수, 금융그룹에 편입시키며 대형화의 한 획을 그었다. 농협은 지난 4월말 증권사를 추가 인수해 NH투자증권을 2010년 국내 `빅5`로 키우겠다는 전략도 천명했다. 

농협은 이밖에 농협공제(보험)를 국내 `빅3`로 키우고 NH-CA자산운용, NH투자선물 등의 자회사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도약하기 위해 뛰고 있다.

농협 직원들의 기대감도 높다.

시내 영업점의 농협 관계자는 "최근 외환은행이나 증권사, 카드사 인수에 대해 기대감이 높다"며 "규모의 경제가 금융권에서 화두인 만큼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다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경제사업 분리연구에 참여했던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무조건적인 몸집 불리기가 능사는 아니다"며 "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을 어떻게 건전하게 끌고나갈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농협이 대형화를 추구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며 "하지만 내부역량을 키우며 적절한 속도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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