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는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디샌티스 주지사가 머스크와 함께 오는 24일 오후 6시 트위터의 음성 대화 플랫폼인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공동 행사를 연다”고 보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를 통해 내년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공화당 경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행사에 맞춰 후보 등록을 마치고 대선 캠페인 공식 영상을 공개한다. 디샌티스는 그 이후 26일까지 마이애미 포시즌스 호텔에서 모금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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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머스크와 함께, 머스크가 이끄는 트위터에서 대권 도전과 같은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점이다. NBC는 “머스크와 함께 하는 출마 선언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1억40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머스크는 보수 진영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디샌티스 주지사를 향해 암묵적으로 지지를 표해 왔다. 머스크의 한 측근은 NBC에 “머스크는 트럼프로는 공화당의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머스크 입장에서도 트위터의 흥행을 위해 나쁘지 않은 카드라는 평가다. 머스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행사에서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렇게 큰 발표가 이뤄지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NBC는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트위터를 대선 캠페인의 핵심 근거지로 삼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현재 여론조사상 공화당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번 출마 선언을 계기로 두 후보가 박빙 구도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 꼬리표를 달고 있다. 후안 머천 뉴욕시 맨해튼 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을 내년 3월 25일 열기로 했다. 당내 경선 레이스가 한창 달아오를 시기다.
본선 경쟁력은 오히려 더 낫다는 조사도 있다. 여론조사업체 ‘퍼블릭 오피니언 스트래티지스’(POS)가 15~17일 애리조나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샌티스 주지사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양자 대결에서 각각 47%, 43%의 지지를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44%)가 바이든 대통령(46%)에 뒤진 것과는 다른 결과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조지아주에서는 45%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2%)를 눌렀다. 애리조나주와 조지아주는 대선 승리를 결정 짓는 대표적인 경합주다. 80세를 바라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해 40대 젊은 나이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공화당에서는 이들 외에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대사, 팀 스콧(57) 상원의원, 에사 허친슨(72) 전 아칸소 주지사 등이 경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