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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새 47배 뛴 K반도체…주가 폭등 뒤 숨겨진 기술이 바꾼 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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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I 2026.09.26 14: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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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주가 대비 삼성 9배·하이닉스 47배 ↑
기술 진화 속 달라진 실적 체급…영업익률 68~74%
D램, 10나노 1세대·20나노 3세대 → 10나노 6세대
낸드, 48~64단 적층수 300단 안팎으로 끌어올려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올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반도체주’ 광풍이 몰아쳤다. 10년 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했다면 현재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2016년 9월 23일 삼성전자 종가는 157만 1000원이었다. 2018년 단행한 50대 1 액면분할을 반영하면 약 3만원 수준이다. 정확히 10년이 흐른 지난 23일 종가는 28만5500원으로 약 809%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3만 9350원에서 186만 2000원으로 뛰었다. 수익률은 약 4632%에 달한다.

엄청난 주가 상승 이면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10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16년만 해도 메모리 시장의 중심은 PC와 스마트폰이었다. PC에 탑재되는 D램과 스마트폰용 모바일 D램,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가 양사의 실적을 좌우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실적이 급증하고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이익도 급감하는 전형적인 ‘메모리 사이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10나노급 1세대(1x) 8Gb DDR4 D램을 세계 최초 양산했고 V낸드는 48단에서 64단으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SK하이닉스는 20나노급 3세대(2Znm) D램을 확대하는 한편 36단 3D 낸드 공급을 시작해 그해 11월 48단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2016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51조 1600억원, 영업이익 13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6.6%였다. SK하이닉스는 이보다 낮은 매출 17조 1980억원, 영업이익 3조 276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9.1%를 기록했다.

정확히 10년 뒤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급변했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대역폭을 높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부상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메모리는 단순 저장장치를 넘어 AI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기술은 크게 진화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나란히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주력으로 확대하고 있다. 낸드는 삼성전자가 286단 9세대 V낸드, SK하이닉스가 321단 제품을 양산하며 10년 전 48~64단이던 적층수를 300단 안팎까지 끌어올렸다. HBM에서는 양사 모두 올해 HBM4 양산·공급 단계에 진입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전체 HBM 시장의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HBM4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구도다. 차세대 HBM4E는 양사 모두 주요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마치고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HBM은 양사의 실적 격차도 좁혔다. SK하이닉스는 HBM3·HBM3E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AI 메모리 호황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31조 8950억원, 영업이익 98조 152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4.4%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DS부문도 같은 기간 매출 209조 2000억원, 영업이익 142조 9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68.3%에 달했다. AI 메모리 호황 속에 두 기업이 2016년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실적 체급이 바뀐 셈이다.

AI 호황이 만들어낸 현금은 주주에게 돌아가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달 올해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 20조 3000억원의 약 5배에 달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난 10년 PC와 스마트폰이 바꿨던 K반도체의 몸값을 앞으로 10년은 AI가 다시 결정할 전망이다. HBM을 넘어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패키징까지 AI 시대의 주도권을 둘러싼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HBM4·HBM4E와 DDR5, SOCAMM2, 기업용 SSD 판매를 확대하고 파운드리에서는 2세대 2나노 모바일 제품 양산과 AI·고성능컴퓨팅(HPC) 수주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40년까지 국내에 약 2450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약 2100조원을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에 투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2040년까지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1100조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한다. 단기적으로는 HBM4 생산을 확대하고 HBM4E 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1c D램과 321단 낸드 비중을 높이고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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