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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거래소, 증권사보다 수수료 4배, 사고는 2배 많아

노희준 기자I 2022.04.04 10:19:41

4대 코인거래소, 최근 5년간 사고 100여건 발생
유경준 의원 "수수료↓ 투자자 보호대책 마련해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증권사에 비해 4배에 가까운 거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는 2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국내 4대 코인거래소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1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4대 증권사의 온라인 거래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4대 거래소의 사고 건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업비트 32건, 빗썸 19건, 코인원 39건, 코빗 10건이다. 사고 내용은 주로 서비스 장애로 통신·작업 오류, 긴급 서버 점검, 메모리 부족 등이 원인이다. 해킹 등 보안사고도 총 4건 발생했다. 이 중 3건은 해킹을 통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탈취였고, 나머지 1건은 약 3만 1,000여개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고였다.

같은기간 증권사의 경우 키움증권 18건, 삼성증권 16건, 미래에셋증권 15건, 한국투자증권 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반면 4대 코인거래소는 거래금액의 0.05~0.25%, 평균 0.16%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대 증권사가 주식 거래시 0.014~0.1%, 평균 0.04%의 수수료율의 약 4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최근 증권사의 경우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내는 수수료율 0.004% 정도만 부담하면 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와 코인거래소 간 실제 수수료 차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요 거래소들의 평균 수수료율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인 바이낸스(0.065%)와 미국의 FTX(0.033%), 중국의 후오비글로벌(0.135%)은 국내 거래소들보다 모두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결국 국내 이용자들은 코인을 거래하기 위해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 부담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는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유 의원 지적이다.

문제는 이처럼 잦은 사고와 높은 수수료를 제재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현재 가상자산은 주식 등과 같은 금융상품으로 정의돼 있지 않다. 금융위원회의 설명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명시하고 있는 현행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 방지에 목적을 두고 있어 수수료 부과 기준 및 절차, 사고 대응에 관한 규정이 없다.

유경준 의원은 4대 거래소의 높은 수수료 부담과 사고 수치를 두고 “이용자가 비싼 돈 주고 사고를 산 셈”이라고 꼬집었다. 가상자산 투자자 대부분이 4대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이들 거래소가 이용자 보호를 위해 좀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유경준 의원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또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고,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속히 조성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금융당국은 과세만 서두를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와 과세 시스템 마련을 통해 건전한 가상자산 시장 육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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