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타이레놀 피하라"…자폐증 논란에 기름 부은 트럼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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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9.23 07:37:45

켄뷰 주가 곤두박질…제약업계 “과학 왜곡” 강력 반발
연구는 찬반 팽팽…법정 공방·항소심까지 불붙은 논쟁
백신 접종 일정도 문제 삼아…의학계 “혼란만 키운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진통제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며 임산부들에게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타이레놀 복용을 공개적으로 경고하며 자폐증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과 함께한 백악관 행사에서 “타이레놀 복용은 좋지 않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임산부들은 극도로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극심한 고열일 때만 복용해야 하며, 그마저도 극히 드물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지자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의 주가는 장중 7.5% 급락해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장 마감 뒤 거래에서는 5% 반등했지만, 제약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켄뷰는 성명을 내고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주성분으로, 그간 임신부들이 이부프로펜 대신 복용할 수 있는 안전한 약물로 권고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장관은 기존 보건 당국의 입장을 뒤집으며 사용 제한을 촉구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위험성에 관한 의사 안내문을 발행하고, 안전성 라벨 변경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국적인 공익 캠페인을 통해 대중 인식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FDA는 또 항암 치료 부작용 완화제인 루코보린(leucovorin·엽산 유도체)을 자폐 치료 가능성 약물로 홍보하기 위해 처방 라벨 변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루코보린은 일부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자폐 아동의 언어·사회성 개선 효과가 보고됐으나, 전문가들은 아직 실험적 단계라며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의 연관성은 10여 년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2019년 임산부 제대혈 내 아세트아미노펜 농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자폐·ADHD 진단 가능성이 3배 높다는 관찰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스웨덴에서 출생한 250만 명의 형제·자매 자료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위험 간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2021년에는 일부 연구진이 신중한 사용을 권고했으나, 미국산부인과학회 등 다수 전문가 단체는 “임산부들이 불필요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증을 유발했다며 제기된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뉴욕 연방법원은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원고 측 주장을 기각했다. 항소심은 올해 말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소아 백신 정책에 대해서도 “한 번에 여러 백신을 접종하는 대신 4∼5차례로 나눠서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자폐증과 백신 연관설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기존 보건 당국 입장과 배치된다.

케네디 장관은 반(反)백신 단체 ‘칠드런스 헬스 디펜스’에서 활동했던 인물로, 취임 후 자폐 원인 규명과 백신 검토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백신과 자폐 연관성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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