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단독]OECD국가 항생제 줄이는데…韓 사용량 역대 최고치 찍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안치영 기자I 2026.07.15 05:50:04

1위 튀르키예는 9% 감소, 한국은 역주행
OECD 회원국 항생제 사용 정체 속 사용량 증가폭도 2위
내성균 확산 우려…범정부 관리체계 강화 요구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국내 항생제 사용량이 3년 연속 증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위인 튀르키예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한국은 OECD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사용량을 경신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항생제 사용 증가는 내성균 확산과 치료 실패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인 만큼 올해부터 시행하는 제3차 국가 항생제내성 관리대책의 성패도 결국 ‘사용량 감소’ 여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14일 OECD 의약품 사용 통계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000명당 하루 33.6DID(DID·Defined Daily Dose, 일일사용량)를 기록했다. 이는 튀르키예(37.7DID)에 이어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한국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항생제 사용량 2위를 유지했다.

문제는 순위보다 증가세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2022년 25.7DID에서 2023년 31.8DID, 2024년 33.6DID로 3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수치는 OECD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OECD 전체 평균은 큰 변화가 없었다. 2024년 OECD 평균 항생제 사용량은 19.7DID로 전년(19.5DID)보다 0.2DID 증가하는 데 그쳤다. OECD 평균은 최근 수년간 20DID 안팎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상당수 국가도 사용량이 정체되거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31.8DID에서 33.6DID로 1.8DID 늘어 증가폭이 프랑스(2.4DID)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증가폭이 가장 컸던 프랑스도 지난해 사용량은 26.5DID로 한국보다 크게 낮았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그래픽= 김정훈 기자)
더욱 주목되는 점은 OECD에서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튀르키예가 지난해 사용량을 크게 줄였다는 사실이다. 튀르키예는 2023년 41.1DID에서 지난해 37.7DID로 약 9%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감소세로 전환하지 못한 채 증가 흐름을 이어가면서 두 나라의 항생제 사용 추세는 더욱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항생제 사용량 증가는 단순한 처방 통계를 넘어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항생제를 불필요하게 많이 사용할수록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늘어나 기존 치료제가 효과를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폐렴이나 패혈증, 수술 후 감염 등 세균성 질환 치료가 어려워지고 입원 기간과 의료비 부담은 물론 사망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국제사회도 항생제 내성을 미래 보건안보를 위협하는 핵심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OECD는 사람·동물·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원헬스(One Health)’ 접근을 강조하며 항생제 적정 사용을 가장 효과적인 대응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질병청도 올해부터 시행하는 제3차 국가 항생제내성 관리대책의 핵심 목표를 ‘항생제 사용량 감소’에 두고 있다. 질병청은 제1차 국가 항생제내성 관리대책(2016~2020년)에서 항생제 사용량 감소 성과를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범정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성과 중심의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홍빈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항생제 과다사용 문제 해결을 위해 부처간 협의체 수준으로는 속도를 내기 어렵다”며 “국무총리급 범정부 관리체계를 통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매년 성과를 직접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