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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그룹 오너家 최초로 특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돼 법원에서 영장 실질 심사를 받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구속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한다. 법원이 특검이 제기한 뇌물공여죄와 위증 등 이 부회장의 혐의를 인정해 이날 밤늦게나 19일 새벽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그는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다.
◇불과 1년인 2016년 1월 18일…삼성 임원 승진자 만찬서 축배
정확히 1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리면 이 부회장이 이런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1월 18일 이 부회장은 2016년 병신년 새해 자신의 첫 공식행사로 서울 중구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 임원 승진자 만찬’에 참석했었다. 삼성 임원 승진자 만찬은 매년 1월 첫째 주 월요일 열리는 행사로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참석해 승진 임원들에게 이건희 회장의 이름이 뒷면에 새겨진 고급 시계를 선물하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2014년 이후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세 번째로 이 부회장이 주재했던 1년 전 만찬은 2015년 12월 단행된 연말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임원과 그 배우자를 초청해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였다. 이 행사에는 신임 임원 197명과 함께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오너 일가와 삼성 사장단 등이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신임 임원들에게 “가족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가지시고 열심히 뛰려면 건강이 중요한 만큼 건강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하며 “건강을 위하여”란 건배사를 외치며 새해가 밝은 것을 축하했다.
작년 한해는 그에게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과 책임 경영을 선언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큰 시기였다. 반면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삼성전자가 최대 위기를 맞았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12월 6일 국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나서 관련 의혹에 대한 집중 질의를 받으며 ‘전경련 탈퇴’와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경영 승계 마무리 예상하던 새해엔 1월 18일 구속 위기
하지만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끝날 것 같던 이 부회장의 위기는 특검이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려왔고 18일에도 개최될 예정이던 삼성 사장단회의도 전격 취소됐다. 회의 취소 결정은 미래전략실이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형태의 사장단회의를 여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취재진이 크게 몰릴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 관계자는 “갑자기 (사장단회의를) 취소할 만큼 내부 분위기 급박하다”고 전했다.
삼성 미전실은 성열우 법무팀장(사장) 등을 중심으로 이날 영장 실질심사에 대비해 법원의 예상 질의와 특검이 제시한 피의사실에 대한 반박 근거 등을 최종 점검하느라 전날 밤새 업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원래 지난해 12월초에 이뤄졌어야 할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특검이 끝나는 3~4월 이후는 물론 이 부회장 구속시 무기한 연기될 수 있어, 삼성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이 부회장 입장에선 불과 1년 전엔 올해가 삼성의 리더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영광의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젠 구속을 걱정하며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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