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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의 올해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생산 역량이 15% 늘어나 월간 890만개, 내년에는 14% 더 늘어나 1010만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세계 평균 성장세인 올해 6%와 내년 7%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중국이 내년에 전 세계 전체 웨이퍼 생산 역량의 약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SEMI는 전망했다.
SEMI는 보고서에서 중국 반도체 제조기술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나 삼성전자에 뒤처져 있지만,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레거시(구형) 반도체 수요에 부응하고자 파운드리 생산력 증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의 수출 통제에 따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중국 파운드리 1위 업체인 SMIC을 비롯해 넥스칩, 칭다오 신언과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창신테크놀로지 등 모두가 생산력 확장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리스 메토디에브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 수석 반도체 분석가는 최근 온라인 세미나에서 “중국 제조사들이 지난해 반도체 제조 장비를 사재기해놓았다”며 “중국에서 전례 없는 수요는 웨이퍼 공장 장비 판매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반도체 웨이퍼 공장 장비 판매는 전세계적으로는 1% 신장했지만, 중국에서는 48% 폭증했다”며 “이는 해당 방정식에서 중국을 배제하면 중국 외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실제로 판매가 15%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중국의 계속되는 반도체 생산력 강화 계획이 향후 2년간 생산 과잉으로 이어질 것이며, 중국 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SCMP는 전했다.
과거 중국은 필요한 반도체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지만,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끊임없는 반도체 자립에 힘을 쏟아부으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년보다 10.8% 줄어든 4795억개의 집적회로(IC)를 수입했다. 수입액은 전년 대비 15.4% 감소한 349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반도체 ‘자급자족’ 추세에 중국 파운드리 1위 업체인 SMIC와 YMTC 같은 업체가 중국 현지화 추진의 최대 혜택을 받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MIC에 이은 중국 제2의 파운드리 기업으로 성숙 공정 반도체에 집중하는 화훙반도체는 공장 가동률이 최대치에 이르렀고 하반기에는 가격을 10%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주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높은 수요 덕에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일부 생산 라인이 이미 전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