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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글로벌 사모펀드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와 캐나다 우라늄 공급업체 ‘카메코’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웨스팅하우스를 79억달러(약 11조 3200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브룩필드가 지분의 51%를, 카메코가 49%를 각각 보유할 예정이다.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기술은 전세계 약 440개 원전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사용하고 있다. 도시바가 이 회사의 소유권을 갖고 있었으나, 2017년 웨스팅하우스 파산 신청 이후 브룩필드의 모회사인 브룩필드 자산운용에 10억달러를 받고 소유권을 넘겼다.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이번 거래를 통해 매각대금 및 배당 등 55억달러의 차익을 챙길 것으로 추산된다.
카메코의 팀 깃첼 최고경영자(CEO)는 “원자력 에너지 부문에서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의 시장 펀더멘털을 목격하고 있다. (원자력) 에너지는 전기화, 탈탄소화 및 에너지 안보를 우선시하는 세계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FT도 브룩필드가 세계 최대 청정 에너지 투자자 중 한 곳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기후변화 및 글로벌 에너지 안보위기 우려로 인해 원전 산업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투자라고 평가했다.
원전 산업은 과거 1979년 미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섬,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등 잇단 대규모 사고 이후 침체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탈탄소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핵심 대안으로 재부각됐다. 신재생 에너지와 달리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한 데다, 화석연료처럼 탄소도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원자력발전을 두 배로 늘려 탄소배출 순제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약 30년 동안 새롭게 지어진 발전소가 없다. 기존 원전들조차 셰일오일 붐 이후 가스화력발전과 경쟁이 심화하며 원전 가동 기한인 40~60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폐로되는 경우가 늘었다. 이에 미 에너지부는 지난 5월 원전 수명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60억달러(약 8조 60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제도를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미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한편 미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카메코의 주가는 웨스팅하우스 인수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13% 급등했다. 이 역시 원전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