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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연구진이 분석한 표본에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일반적인 10주 동안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은행 예금금리가 1bp(0.01%포인트)만 상승해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증가율은 연구진의 기본 추정모형에서 약 12%로 낮아졌다.
인과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식별하기 위해 설계된 두 번째 분석 방법에서는 증가율이 약 6%까지 떨어졌다. 은행의 저축예금 금리는 일반적으로 변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1bp 상승하는 것도 비교적 큰 움직임에 해당한다.
다만 예금금리 인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다. 성장 자체는 지속됐지만 그 속도가 느려졌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단순한 상관관계와 실제 인과관계를 구분하기 위해 은행들의 금리 조정 행태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활용했다.
미국 은행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약 3%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저축예금 금리를 거의 인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책금리가 3%를 넘어가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훨씬 빠른 속도로 조정하기 시작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비선형적인 금리 조정 특성을 활용해 예금금리 변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예금금리가 높아질수록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이 같은 관계는 테더(Tether)의 USDT보다 서클(Circle)의 USDC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 이유로 USDC가 미국 이용자들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보고서는 은행들이 “예금금리 책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도입 속도에 여전히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는 한계도 공존한다. 무엇보다 이번 보고서의 분석 대상 기간은 금리가 크게 상승했던 한 차례의 금리 사이클에 국한돼 있다. 특히 해당 기간에는 스테이블코인이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연구진은 규제당국이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보유자 대상 이자 지급을 허용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준비금 일부를 은행 예금으로 보유하도록 의무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책적 장단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과 은행 예금 간 경쟁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기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논쟁은 현재 미국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 대한 이자 지급이 허용되지 않도록 로비 활동을 벌여왔다. 이 문제는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였으며, 상원에서 법안의 절차적 표결이 부결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미국 통화감독청(OC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재무부는 내년 1월 시행되는 지니어스법(GENIUS Act)의 이행을 위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지니어스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서명한 법률로,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사용, 수탁에 관한 규제 체계를 마련했다.
이 법은 사실상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법적으로 인정하면서 관련 사업자들이 따라야 할 기본적인 규칙을 정한 것이다.
BIS는 이전부터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시장 전반을 면밀하게 분석해 왔다. 지난 2021년 BIS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달러의 확산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2023년 실시한 BIS 조사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광범위하게 도입될 경우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스테이블코인과 전통적인 은행 예금이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으며,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향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이 허용될 경우 은행 예금과 스테이블코인 사이의 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규제 논의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