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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기운 운동장 바로잡으려면…대형마트 의무휴업·새벽배송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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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07.15 05:50:03

[특별인터뷰]②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14년 넘은 낡은 대형마트 규제…소비자 편익 위한 '유통혁신' 막아
의무휴업일에도 쿠팡으로 몰려가…골목상권 전통시장 보호취지 실패
달라진 시장 맞춰 규제 개선 시급…골목상권 상생책 별도로 만들어야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규제는 14년간 대형마트의 성장을 둔화시켰던 반면, 쿠팡 같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공룡’만 키워냈다는 비판을 받는다. 최근엔 홈플러스까지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이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꿀 때가 됐다는 문제의식이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유일하게 정부·여당 출신 인사 중 강력하게 대형마트 규제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합리적인 규제를 지향하는 박 위원장을 만나 대형마트 규제 개선의 방향성을 들어본다.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형마트 규제 개선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형마트 규제 개선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홈플러스 파산 위기만 봐도 대형마트가 더 이상 시장의 강자가 아니라는 게 확인된 겁니다. 한편으로 쿠팡은 연매출 49조원이나 되는 초대형 공룡으로 커졌어요. 이제 공정한 시장 경쟁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죠.”

14일 만난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14년간 이어진 유통 규제는 현재의 대형마트와 쿠팡의 ‘대조적인’ 상황을 만들어낸 불공정한 경쟁의 대표적인 사례인 만큼, 이 같은 방향을 개선시킬 때가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책의 성과는 선의가 아닌 결과로 말한다는 게 박 부위원장의 철학이다. 그는 “골목상권을 지켜야 한다는 게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의 기본 취지였지만, 여러 연구결과들을 보면 정책의 당초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대형마트 규제 완화로) 소비자 편익을 도모하고 소상공인 기금 형성 등 지원 정책을 더욱 강화하면 되는데, 왜 대립적으로만 봐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정치권과 정부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차원에서도 대형마트 규제 개선 관련 토론회 등 의견 개진의 기회가 생긴다면 적극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규제합리화위원회가 대형마트 규제 개선에 있어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순 없지만,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쓴소리를 던지는 역할을 하겠다는 게 박 위원장의 의지다.

다음은 박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여권 인사 중 유일하게 SNS에 대형마트 규제 재검토를 주장했다. 이유는?

-‘쿠팡 사태’로 불거지긴 했지만, 이제 유통산업 측면에서도 고민을 해야할 때라고 생각했다. 규제도 사후영향평가를 하는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14년이나 됐지만 여전히 말이 많은 법안이다. 2022년 대통령선거 경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본 적이 있다. 당시 일부 연구자료를 검토하고, 관련 담당자들과 토론을 했는데 깜짝 놀랐다. 과거엔 나도 대형마트 관련 데모까지 했던 사람인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 보호까지 이어지지 못한거다. 선한 의도로 시작한 정책 또는 규제 도입이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걸 직접 확인한거다. 이런 와중에 쿠팡 사태가 터졌고 대형마트 규제 개선에 대한 에너지가 만들어졌는데, 최근 (동력이) 사그라드는 것 같아 문제 제기를 했다.

▲올초만 해도 정부·여당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등 동력이 꽤 있었는데, 무엇이 문제였다고 보는가.

-사실 규제합리화위원회는 이 문제에 있어 주도권이 없다. 법안 개정 문제이고, 국회 입법 논의가 우선이다. 과거 ‘타다 금지법’ 때를 되돌아보면 당시에도 업역간의 갈등이 꽤 컸다. 이 갈등을 조정하는 게 정치다. 하지만 이번에는 법안(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만 허용·김동아 의원 발의)만 내고 조정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 (이해당사자들과) 적극 대화하려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거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치는 갈등을 해소하고 조정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다. 과거 내가 ‘유치원 3법’을 통과시켰을 때도 대규모 집회에 파업 우려까지 나왔는데, 결국 여러 의견을 청취하면서 법을 지속 추진했다. 국민이 바라는 방향대로 가면 되더라.

▲그렇다면 대형마트 규제 완화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일단 세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모든 시장경제의 핵심인 경쟁 촉진, 그리고 소비자 편익 증진, 골목상권과의 상생이다. 현재 유통시장에서 쿠팡과 경쟁할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초식동물 사는 곳에 티라노사우르스 혼자 폭군 노릇하고 있는거다. 쿠팡의 기반은 소비자 편익이다. 벗어날 수 없는 편리한 소비 패턴을 무기로 삼은거다. 때문에 대형마트도 소비자 편익 증진, 공정한 경쟁촉진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해야한다. 골목상권을 위한 노력은 정부에서 별개로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상생협약 맺고 기금도 만드는 방식으로 가야한다. 이렇게 하면 이 문제는 전혀 대립적인 사안이 될 수가 없다. 다만 반대를 위한 반대만 계속 이어지면 타다 사태가 반복될거다.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것이 혁신인데, 우리 유통에는 혁신이 없어지는거다.

▲최근 홈플러스도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 대형마트 전반에 힘든데.

-유통시장에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쟁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한쪽은 그걸 묶어놓고, 다른 한쪽(이커머스)은 건들지 않았다는 건 불공정한 일이다. 유통법은 지난 14년간 기본 취지대로 효과를 봤나. 대형마트가 쉬면 골목상권이 아닌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결국 골목상권을 지키지 못했다. 홈플러스 사태도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더 이상 대형마트가 시장의 강자가 아니라는 게 확인된거다. 최근 홈플러스 외 다른 대형마트들도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보면 위기 조짐 있는거 아니냐.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규제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해외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규제를 어떻게 해결했나.

-일본은 1973년에 소규모 소매상 보호를 위한 대규모소매점포법이 만들어졌는데 영업시간, 면적, 영업일수 등 총체적 규제를 했더라. 하지만 일본은 27년 만에 해당 법을 폐지했다. 대신 규제 초점을 교통 소음, 도시 환경 등으로만 맞췄는데 결과적으로 소매 유통점도 매출이 늘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이제 우리도 기존의 규제가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면, 일부 조건을 전제로 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푸는 쪽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규제합리화위원회는 신규 규제 및 정책이 법이나 신규 시행령에 들어서면 심의하는 역할이다.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건 사실 위원회 역할은 아니다. 다만 대통령 직속 위원회란 권한을 활용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완화 방향을 정부부처에 촉구하는 일종의 ‘시어머니’ 역할을 하는거다. 대형마트 규제 문제도 마찬가지다. 명문화된 권한은 없지만 부여된 역할 안에서 최대한 능동적으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분위기 조성하고 국민을 향해 개선 방향을 이야기하는 등의 역할이다. 관련 토론회 같은 게 열리면 적극 참여해 목소리를 낼 것이다.

□박용진 부위원장은…

△1971년생 △성균관대 사회학 학사 △민주노동당 대변인 △제20대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제21대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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