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시장이 ‘메이 데이’ 연휴를 앞두고 유례없는 특수를 맞이하고 있다. 내달 1일(노동절)부터 5일(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최장 닷새간의 연휴와 일본 ‘골든위크’(4월 29일~5월 5일), 중국 ‘노동절’(5월 1~5일) 기간 여행 수요가 한국으로 집중되면서 이른바 ‘트리플 골든위크’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이번 연휴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방한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여행업계는 이 기간 최대 30만 명에 육박하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동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장거리 노선 대신 항공료 부담이 적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단거리 지역으로 여행 수요가 쏠린 결과다.
특히 한·중·일 3국의 복잡한 역학 관계도 방한 시장에선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일 간 정치·외교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이 양국의 상호 방문 수요가 유입되는 ‘우회 목적지’가 되고 있다. 한국이 지리적 이점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동북아 여행의 허브로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 1분기 방한 외래객은 476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GKL 등 관련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2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파라다이스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전년 대비 21% 증가한 660억 원으로 제시했다.
|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객의 발길도 안으로 향하고 있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고(高) 현상’으로 해외 여행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숙박 할인 등 범정부 주도 여행 캠페인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각종 할인 혜택이 포함된 ‘여행가는 봄’, ‘5월은 바다 가는 달’ 캠페인은 고유가, 고환율과 맞물려 국내 여행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예전 같으면 괌이나 사이판으로 향했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강원, 부산, 제주, 충청권으로 발길을 옮기는 배경이다. 정부는 지난 27일 당초 연 10만 명 수준으로 계획했던 ‘근로자 휴가지원’ 대상을 14만 5000명으로 45% 확대하며 국내 여행 수요 진작에 나섰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국내 대형 리조트들의 5월 초 가동률은 이미 96%를 넘어서며 사실상 만실을 기록 중이다. 숙박 플랫폼 올마이투어에 따르면 5월 초 국내 숙박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115.3% 급증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해외 항공권에 쓰던 비용을 호텔·리조트 등 숙박 시설 업그레이드에 사용하는 ‘보상 소비’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일부에선 지금의 호황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최근의 호황세를 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좋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해외 여행 수요 감소로 인한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고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는 순간 이 수요는 언제든 다시 썰물처럼 빠질 수 있는 만큼 국내 관광 시장의 근본적인 생태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내 여행 시장이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관광수지는 여전히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적자 늪에 빠진 상태다. 국민의 나라 밖 소비액이 외국인의 국내 소비액을 크게 앞지르는 불균형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방한 외래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난해 외래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155달러(약 170만 2200 원) 수준에 머물며 2019년(1185달러) 수준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 일본, 태국이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해 지출액을 팬데믹 이전보다 20~30% 끌어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불편 신고의 30%가 ‘길찾기’에 집중될 만큼 글로벌 표준과 단절된 예약·결제 시스템 등 이른바 ‘디지털 갈라파고스’ 현상이 외국인들의 소비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누리는 호황이 우리 관광의 ‘진짜 실력’인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준비 없이 맞이한 특수는 오히려 나중에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할 때 더 큰 위기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비싼 물가와 환율 덕분에 얻은 ‘운 좋은 기회’를 K관광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질적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고] 김현 충북문화재단 본부장 모친상](https://board.edaily.co.kr/data/photo/files/HN/H/2025/08/ISSUE_405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