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밈코인, 출시 하루만 시총 15조원…"대통령직 돈벌이"(종합)

정다슬 기자I 2025.01.19 18:00:39

취임 며칠 앞두고 트럼프공식 밈코인 출시
트럼프 일가 소유한 기업이 발행량 80% 가져
"전례없는 일" 미국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 커

트럼프 공식 밈코인인 $TRUMP를 발행하는 웹사이트의 홍보물(사진=갯트럼프밈스닷컴)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발행한 밈코인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104억달러(약 15조원)를 돌파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불과 며칠 앞두고 밈코인 출시가 이뤄진 데다가 대부분의 코인을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기업이 가지고 있어 윤리적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시간 기준 19일 오후 5시 47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밈코인 $TRUMP는 시가총액 104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비즈니스투데이에 따르면 $TRUMP는 17일 오후 출시 당시 0.18달러로 시작했으나 금등해 52.28달러로 2만 9000% 상승했다. 트럼프 밈 코인이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면서 가상화폐 솔라나 가격도 급등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자신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을 통해 밈 코인을 공개하며 “나의 새로운 공식 트럼프 밈이 여기 있다.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것을 축하할 시간”이라고 홍보했다. 그의 차남 에릭 역시 다음날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해당 코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디지털 밈”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당선인의 엑스 계정도 이를 재게시했다. 에릭은 이 코인을 발행한 파이트파이트파이트 및 CIC디지털의 모회사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수석 부회장이다.

암호화폐 매체들은 향후 3년 동안 8억 개가 추가로 발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토큰을 판매하는 웹사이트에 따르면 파피트파이트파이트와 CIC디지털은 3년간 $TRUMP를 점진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이는 전체 공급량의 80%에 달한다. 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상당 부분 트럼프 그룹에 귀속돼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모티브로 한 밈코인은 있었지만, 이는 트럼프 당선인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자신의 밈코인을 출시하면서 이제 트럼프 당선인은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적 관련성을 맺게 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세 아들은 지난해 말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이라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에 이름을 빌려주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NYT는 WLF가 트럼프 당선인 가족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처럼 홍보했으나 실상은 토금 판매 수익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브랜드를 홍보해주는 계약을 맺었으며 트럼프 일가는 플랫폼 소유 및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해당 코인을 살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TRUMP의 거래 로그를 통해 CIC디지털 등이 보유한 자산은 아직 매각되지 않았으며, 한 암호화폐 지갑 하나가 이 밈코인의 2% 이상을 축적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가족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영리 윤리단체인 캠페인리걸센터의 전무 이사인 아다브노티는 NYT에 “말 그대로 대통령직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며 “사람들이 대통령의 가족들에게 돈을 이체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가상자산 업계 사람들로부터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벤처 캐피털리스트이나 코인베이스의 전 임원인 닉 토마이노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트위터)에 “트럼프가 80%를 소유한 밈 코인을 취임식 몇 시간 전에 출시한 것은 약탈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비트코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며 친가상자산 정책을 내놓을 것을 공약한 바 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딴 대체불가토큰(NFT)을 판매한 적도 있다. 이 역시 그의 이미지를 딴 스니커즈, 향수 등과 함께 CIC디지털에서 판매했다.

$TRUMP를 판매하는 웹사이트는 이 밈코인이 “정치적이지 않으며 어떤 정치 캠페인이나 정치사무소, 정부기관과도 관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이트는 “트럼프밈 코인은 $TRUMP라는 기호에 구현된 이상과 신념에 대한 지지와 참여의 표현으로 기능하도록 돼 있다”고도 밝혔다. 또 웹사이트는 “트럼프밈 코인은 극도로 변동성이 클 수 있으며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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