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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중국 Z세대(1995년 이후 출생한 세대)가 장기적인 재정 목표 수립을 포기하고 국내 여행과 외식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험에 소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Z세대는 올해 초부터 영화 관람, 뷰티 제품 구입, 스포츠를 비롯한 취미 활동 등에 지출을 늘렸다. 또 설문 응답자의 40%는 8월 여가 생활 소비를 전월보다 늘렸다고 답했다. 블레어 장 민텔 선임 애널리스트는 “영화 관람과 전시회 방문, 야외 스포츠 등 경험에 소비하는 것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Z세대의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반면 주택 구입에 대한 Z세대의 열망은 다른 세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텔 조사에서 올 3월 ‘성공의 기준은 주택 소유’라고 답한 Z세대 응답자의 비율은 48%로 2020년 3월 54%에서 감소했다. 같은 기간 1960년대생·1970년대생·1980년대생·1990년대 초반 출생 응답자 그룹 전체에서 ‘성공의 기준은 주택 소유’라고 응답한 비율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저렴한 생필품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중국 저가 생활용품업체 미니소의 올 2분기 중국 본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 7월에는 중국 매장의 3분의 1이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크리스틴 펭 UBS 중국 소비자 부문 분석가는 “젊은 소비자들이 밖에 나와 소비하고는 있지만, 그들은 더 현실적이고 저렴한 옵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취업난에 중국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생활비를 줄이는 대신 여가 활동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16~24세 청년실업률은 6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은 청년 실업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대학을 졸업했지만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22세 양쯔펑 씨는 구직을 포기하고 월급 1000위안(약 18만원)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양 씨는 여전히 국내 여행과 맛집 탐방을 즐기고 만화 박람회(코믹콘)을 찾는 등 여가 활동에 돈을 쓰고 있다.
양 씨는 블룸버그에 “취업 시장이 이렇게 안 좋은데 왜 (구직 활동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해야 하나”라며 “지금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는지 생각해 볼 시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