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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졌다. 북한 노동신문과 러시아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평양을 방문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장관 등 러시아 국방부 대표단은 당시 전승전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 부대를 초청한 바 있다. 루덴코 차관은 27일 시기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며 “현재 방문 내용, 시기, 프로그램에 관해 협상 중이며 합의가 되면 알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5월 9일 전승절은 러시아 최대 국가행사 중 하나로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대한 소련의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다. 올해는 80주년인 데다, 최근 몇 년간 전승절 행사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축소됐던 만큼 대규모로 마련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참석이 성사되면 북러간 밀착에 글로벌 무대에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다자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친(親) 러시아 성향을 국제사회에 공표하게 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러 사이 고위급 인사가 잦아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특사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직접 평양에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양자간 만남’을 선호하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 위주의 다자 행사인 전승절에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은 목소리도 있다. 모스크바라는 장소도 관건이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 무려 23박 24일간 전용열차를 이용해 모스크바를 방문해야 했다. 이제까지 기차로 이용해 러시아와 회담을 한다고 해도 블라디보스토크(2019년, 북러정상회담) 등 극동지역까지만 오간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까지 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평양-모스크바까지 직행할 수 없는 북한산 전용기도 없는 데다, 김 위원장 위주의 의전은 불가능해진다. 김 위원장이 이 같은 부담에도 모스크바에 방문한다면, 어느 정도의 이득을 볼 수 있을지 저울질을 해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북한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 방러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