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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부추긴다…反무슬림·反유대인 증오범죄 기승

김정남 기자I 2023.11.06 10:03:15

전쟁터 밖에서는…이-팔 증오범죄 기승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대학가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유대인과 무슬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반(反)유대인과 반무슬림 정서가 동시에 터져 나오며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사진=AFP 제공)


5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공공안전부는 20대 중반의 한 금발 백인 남성이 지난 3일 오후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인근 캠퍼스 내에서 아랍계 무슬림 학생을 일부러 차로 치고 달아나는 뺑소니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캠퍼스 안을 걸어가던 중 가해 차량 운전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 직후 운전자는 차량을 가속해 자신을 치고 달아나면서 창문 밖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는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스탠퍼드대 측은 전했다.

캠퍼스 내 도로를 관할하는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이번 사건을 잠재적인 증오범죄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증오범죄는 소수인종, 소수민족, 동성애자, 특정 종교인, 장애인, 노인 등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증오심을 갖고 불특정 상대에게 테러를 가하는 범죄 행위를 말한다. 피해자는 ABC에 보낸 성명을 통해 “증오범죄의 희생자가 될 줄을 상상도 못 했다”며 “그의 증오에 찬 비명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고 했다.

리처드 샐러 스탠퍼드대 총장은 “우리 캠퍼스에서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증오에 기반한 폭력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스탠퍼드대 측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사건과 관련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전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포함해 최근 스탠퍼드대에서만 최소 5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스탠퍼드대의 한 유대인 학생이 기숙사 방문에 붙여놓은 종교적 상징을 누군가가 떼어 간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는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협박이라는 게 스탠퍼드대의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전쟁터 밖 세계 각지에서는 반무슬림과 반유대인 정서가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뉴욕시 컬럼비아대 도서관 앞에서 이스라엘 지지 포스터를 붙인 이스라엘 학생을 19세 여성이 폭행해 이스라엘 학생이 손가락 등을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뉴욕주 코넬대에서는 한 3학년 학생 캠퍼스 내 코셔(유대인 율법을 따르는 음식) 식당에 총을 쏘겠다는 내용의 글을 한 토론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연방검찰에 체포됐다.

이처럼 이-팔 전쟁 관련 갈등이 기승을 부리는 소셜미디어(SNS)가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용자들이 더 많은 조회 수와 ‘좋아요’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퍼나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용자가 선호하는 내용만 추천하는 SNS 특성 탓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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