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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위험자산에 돈 몰린다

양미영 기자I 2012.02.21 13:57:03

뉴욕증시 올들어 강세..모기지채권·정크본드 수요↑
"유럽 최악은 지났다" 평가..美·中경제 기대도 한몫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봄 기운이 조금씩 감돌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가 꾸준히 오르며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거나 앞두고 있는데다 모기지채권이나 정크본드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베팅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건도 나쁘지 않다. 아직 유럽 쪽이 불안하긴 해도 최악을 벗어났다는 평가가 있고,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기조가 지속되며 막대한 유동성이 계속해서 투입되고 있는 것도 시장을 떠받들고 있다.

◇ 헤지펀드 증시 베팅 확 늘었다

지난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350선을 돌파한 데 이어 1360선 안착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도 1만3000선을 목전에 뒀다.

▲ 지난 1년간 S&P500 지수 추이(출처:NYT)


한동안 주식 매입에 적극적이지 않던 헤지펀드의 강세장 베팅도 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식 매수 포지션을 80%까지 줄였던 한 헤지펀드는 최근 수주 간 130%까지 늘렸다. 일부에서는 파생상품을 사들이고 있다.

블랙스톤의 바이런 위언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1400선 이상 설정했던 S&P500 지수 목표치를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모기지채권·정크본드로도 돈 몰려
 
돈이 몰리고 있는 곳은 증시뿐만이 아니다. 모기지채권은 물론 위기 주범으로 지목됐던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채권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투기등급 정크본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 붕괴와 함께 한동안 누구도 감히 투자하려 하지 않았던 모기지 채권은 최근 들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들어 모기지 채권 가격은 15%나 급등했다. 서브프라임 채권도 올 들어 두 자릿수 이상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틈을 타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지난 2008년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구제금융 당시 인수했던 서브프라임 채권을 매각해 60억달러 이상을 넘게 남겼다. 
 
회사채 시장도 부활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발행이 활발해졌다. 특히 고금리를 찾아 투자자들이 투기등급채권인 정크본드에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 유럽, 최악 지났다..美·中 경제회복도 기대

최근 위험자산 선호가 크게 늘어난데는 그간 시장을 짓눌러왔던 악재들이 완화된 영향이 크다. 미국 경제지표들이 전반적으로 호전된데다 유로존 재정위기도 계속 시장에 부담을 주고는 있지만 지난해 말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후 상황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중국 경제도 성장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경착륙보다는 연착륙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 역시 상승 분위기에 일조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3차 양적완화까지 기대되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것도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스티븐 미트라 LNG캐피털 매니저는 "ECB가 은행들에 저리의 자금을 공급해준 후 금융시스템 붕괴 위협이 일정 기간 사라졌다"며 "은행들이 그리스 관련 추가 손실을 떠안더라도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업종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유럽 아직 우려 지역..조정 폭 크진 않을 듯

물론 아직 유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만큼 안심은 이르다.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는 반면, 유럽 경제 회복세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는 0.7% 성장했지만 유로존은 0.3% 위축되며 경기후퇴(recession) 초기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뉴욕 증시가 주요 저항선 근방에 있는 만큼 조정을 예상하는 쪽도 있다. 다만 제프리 허쉬 스톡트레이더스앨먼스의 수석 에디터는 "조정이 나타나기 전에 증시가 좀 더 오를 수 있어 보인다"며 "또 2~4% 이상의 조정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채권 역시 지난해 한 차례 급락한 경험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비슷한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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