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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무자비한 약가인하 전면 재검토하라"

천승현 기자I 2011.11.18 15:34:08

제약사 임직원들 1만여명 장충체육관서 약가인하 반대 궐기대회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18일 금요일 오후 서울 중구에 소재한 장충체육관이 제약산업 종사자들로 가득찼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보건복지부가 약의 소중함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약의 날'이다.
 
오후 1시쯤부터 밀려들던 인파는 2시에는 8000석 규모의 장충체육관을 가득채웠다. 어림잡아도 2000여명은 체육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동아제약,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등 제약사 CEO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18일 한국제약협회는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의 약가를 평균 14% 인하하는 새로운 약가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제약업계는 심각한 매출손실로 연구개발활동이 위축되고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약가인하 반대 궐기대회에 제약사 직원들 1만여명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장충체육관에 모인 제약사 직원들은 '무자비한 약가인하 전면 재검토하라', '졸속적인 약가정책 국민건강 주권 위협한다', '60만 약계 가족 고용불안 시달린다', ‘고용불안 야기하는 약가정책 재고하라', ’비상식적 약가인하 제약산업 말살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경호 제약협회장은 "제약인 2만, 관련업계까지 10만명의 일자리를 빼앗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산업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하고 고용 안정을 위해 합리적이고 단계적인 약가인하를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회장은 "제약업체 스스로도 제약산업 투명성 확보만이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를 막아낼 수 있다"며 "투명성 확보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궐기대회에는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조순태 녹십자 사장, 이경하 JW중외제약 부회장 등 제약사 CEO들도 대거 참석,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을 비판헀다. 제약사 CEO들이 평소 외부활동을 자제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CEO들은 궐기대회 전면에 나서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조순태 녹십자 사장은 "일괄 약가인하는 제약산업은 물론 관련산업 전체를 고사시키고 실업자를 양산하는 정책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의 몫으로 되돌아올 것이다"고 호소했다.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은 "약가인하의 충격을 감내할 수 있도록 단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대규모 악성 실업자 발생을 막을 수 있도록 일괄약가인하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은 "국내제약이 감내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약가를 인하해달라는 건의가 무리한 요구냐"면서 "국민보건 백년대계를 위해 국내 제약산업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또 이경하 JW중외제약 부회장,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김정우 종근당 사장 등은 단상에 올라 '약가인하정책 철회'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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