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려보는 트럼프'로 시작하는 취임식…관전포인트는?

정다슬 기자I 2025.01.19 17:38:05

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트럼프 2기행정부 임기시작
취임식 국회의사당 로터스홀에서…인원 제한
취임사·행정명령 주목…틱톡 구제조치 나올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가 15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공식 사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0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정오(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에 제 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이례적 북극한파를 이유로 40년만에 실내에서 열린다. 취임식 당일 미국 워싱턴D.C.의 기온은 섭씨 영하 5~영하 11도로 예상되며 바람이 불며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영하의 날씨로 취임식 장소 40년만 실내로

취임식 장소인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로터스 홀은 지름 30m, 높이 54m의 제한된 공간으로 수용인원이 약 600명에 불과하다. 취임식이 인원이 제한된 실내에서 열리면서 당초 트럼프 취임식을 멀리서나마 지켜보려고 했던 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게 됐다. 합동취임 위원회는 “특별 초청 인사들과 국회의원은 직접 참여할 수 있을 것. 다만 입장권을 가진 대다수 초청객들은 직접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취임위원회는 취임식 인근에 있는 다목적 실내 경기장에서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실시간으로 취임식을 중개하지만, 이 경기장 수용인원도 2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회의사당 구조. 가운데가 로툰다홀이다. (사진·지도 =BBC)
이번 취임식이 실내에서 이뤄지면서 이번에는 2017년 있었던 ‘참석인원 논쟁’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당시 한산한 취임식 풍경에 언론이 “역대 최저 지지로 출범한 정권”이라고 혹평하자, 백악관에서는 즉각 “사상 최대 인파가 몰렸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거짓말은 금세 드러나고 왜 가짜 정보를 말했느냐는 질문에 캘리앤 콘웨이 당시 백악관 고문은 “거짓말이 아닌 대안적 사실”이라고 반박해 화제가 됐다.

◇트럼프 취임사 주목…8년 전은 “미국의 대학살”

무엇보다 이번 취임식의 하이라이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이다. 국민에게 대통령으로서 발신하는 첫 번째 연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과연 무엇을 설파할 지가 관심사다. 의례적으로 미국 대통령 당선인들은 행정부 출범을 선언하며 희망과 국가 통합을 내세웠지만, 2017년 당시 1기 행정부를 출범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인에 대한 대학살은 바로 여기서, 오늘 멈춘다(This American carnage stops right here and stops right now)”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의 기업과 일자리를 ‘약탈’ 해가는 타국들로부터 미국의 국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정면에 내세우며 충격을 줬다.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미국 우선주의가 정면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짐작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공식 사진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공식 사진은 2023년 형사 기소됐을 당시 찍었던 ‘머그샷’(범죄인 인상착의 기록 사진)과 닮아 화제를 모았다.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정면을 마치 노려보는 것 같은 이 사진은 “균일한 조명 아래서 웃는 모습을 보여 주는 전통적인 대통령 공식 사진과는 완전히 다르다”(엑시오스)다는 평을 받았다.

이 사진은 취임식에 사용될 팜플렛, 홍보물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백악관 초상화와 정부기관과 대사관 등에 보낼 사진은 추후 별도로 선발된다. 가장 먼저 당선자의 취임을 축하하는 이들에게 노출될 이 사진을 해석해달라는 질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대변인인 캐롤라인 레빗은 “미국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진은 철저한 기획을 통해서 만들어진 사진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수석 사진작가였던 쉴라 크레이그 헤드는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매우 적극적이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카메라 화면 뒤나 컴퓨터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사진을 확인하며 방향이 올바른지 판단하려 합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으면 컴퓨터 화면이 아닌 실제 인쇄된 사진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취임식 직후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

트럼프 당선인의 1호 행정명령이 무엇일지도 관심사다. 취임식을 마친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자리를 옮겨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전통적이며 상징적 행위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이민자 추방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되돌리는 정책에 서명하며 트럼프 시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캠프가 이미 약 100개의 행정명령을 준비했으며, 취임식 이후 신속한 조치를 목표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18일 중단된 미국 인기 소셜미디어 틱톡의 매각 기일은 연장하는 조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전임 대통령이 오벌오피스에 신임 대통령에 대한 서한을 남기는 관행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어떤 내용이 담긴 서한을 남겼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1년 당시 대선 불복 의사를 시사하던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은 남겼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매우 관대한 편지”라고 말했을 뿐,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트럼프 축하 파티vs반대 시위 열려

20일 저녁에는 공식 취임 무도회가 열린다. 군인들을 초청하는 총사령관 무도회(Commander in Chief Ball), 주요 정치인과 외교관, 정재계 인사와 대통령 후원자 등을 초청하는 자유의 무도회(Liberty Ball), 일반인에게도 공개되는 별빛무도회(Starlight Ball) 등이 그것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멜라니아 여사가 각 무도회를 돌며 인사를 할 예정이다.

21일에는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기도가 이뤄진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과 관련 부대 행사와는 별도로 워싱턴 D.C.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축하하는 각종 사교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18일 워싱턴 D.C. 우들리 파크에 있는 피터 틸 페이팔·팔란티어 창업자의 자택에서는 열린 파티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마크 주커버그 메타 플랫폼 창업자, 샘 알트만 오픈 AI 최고경영자(CEO) 등 정재계 인물들이 두루 참석한 파티가 열려 눈길을 모았다.

다양한 권리 단체를 대표하는 시위대가 2025년 1월 1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민 행진(People‘s March on Washington)”에 참석했다. 활동가들은 이틀 뒤 있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목표에 반대하며 집회를 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활동가들이 모여 시위를 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여성의 권리와 인종 차별 등 트럼프의 의제에 반대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비가 내렸지만 이들은 백악관에서 네셔널몰을 따라 링컨 기념관까지 이어지는 ‘국민행진’(people‘s March)을 이어갔다. 다만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분홍모자’로 대변되던 당시 시위보다는 규모가 적은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그 이유에 대해 “트럼프 당선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꺾으며 미국 여성 권리 운동이 분열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에 맞춰 전국적으로 약 300건 이상의 시위가 계획돼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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