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명 순서도 철저히 기획됐다. 알파벳 순서로 진행되는 게 원칙이지만, 첫 호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 고향인 델라웨어주에서 시작했다. 마지막은 왈즈의 고향인 미네소타를 거쳐 해리스의 캘리포니아의 호명으로 끝이 났다. 이번 전당대회의 전반적인 주제인 바이든이 대권 주자 ‘성화’를 해리스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캘리포이나 호명은 해리스의 오랜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맡았다. 그는 “해리스가 항상 옳은 일을 해왔다”며 “투표권, 시민권, 성소수자 권리,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위한 옹호자다. 이제는 옳은 일을 할 때이며, 그것은 바로 카말라 해리스를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캘리포니아 호명이 끝나자 시카고에서 약 80마일 떨어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연설에 나선 해리스는 영상을 통해 “여러분의 후보가 돼 매우 영광이다”며 “우리는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밀워키는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가 이뤄진 장소로,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시카고와 함께 이원 중계했다. 하나의 쇼처럼 진행된 것이다.
유명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노트르담 대학교의 풋볼을 소재로 한 영화 ‘루디’에 출연한 아스틴은 인디애나주를 대표해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풍자영화로 유명한 브루클린 출신인 스파이크 리 감독은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와 함께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한 공식 지명은 이미 이뤄진 만큼 이번 롤콜은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지난 1~5일 전자로 호명투표를 진행했고, 해리스는 호명투표 2일차에 대의원표 과반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고, 공식지명은 5일 이뤄졌다. 이런 이유로 이날 롤콜은 콘서트처럼 진행하면서 전당대회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기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롤콜에서 나온 음악은 전당대회 전체에 콘서트와 같은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며 “다양한 장르와 유형의 아티스트가 어우러져 미국 국민과 문화의 다양성을 기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