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관계 훈풍에 현대차 日서 '새로운 도전'..모빌리티 문화 확대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최근 한일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 등 각국의 대표 완성차업체가 그동안 부진하던 상대국 안방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요타·렉서스가 올해 한국 시장에 대표 세단 ‘크라운’ 등 8종의 신차를 순차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12년만에 재진출한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 및 모빌리티 문화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22일 현대차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기업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이하 CCC)과 무공해자동차(ZEV)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선도 및 공동 서비스 발굴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CCC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글로벌 체험 플랫폼 구축 등 3대 주요 협업 분야를 선정했다.

도쿄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에서 현대차 장재훈 사장, CCC의 다카하시 야스노리 대표이사 사장 겸 COO가 아이오닉 5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차는 23일부터 CCC가 운영하는 도쿄의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에서 현대차의 차량 공유 서비스 ‘모션’을 운영한다. 티사이트는 츠타야 서점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제안형 상업시설이다. 고객들은 티사이트에서 현대차의 충전 설비 및 아이오닉 5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향후 CCC가 운영하는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모션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가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또 현대차는 CCC와 함께 전세계 고객들이 보다 풍부한 EV 경험을 할 수 있는 ‘EV 체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모빌리티 역량과 CCC의 콘텐츠를 결합해 일본을 넘어 아세안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체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의 이러한 행보는 단기적인 판매량 확대보다는 전기차 시장 선점과 모빌리티 문화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본 시장이 워낙 수입차들이 활약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 데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 속도도 느리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모빌리티 기업과 콘텐츠 기업의 협업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의 취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CCC와 함께 현대차가 추구하는 ZEV 문화를 확산시켜 차별화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타의 한국 시장 확장 전략도 만만치 않다. 한일관계가 악화하며 판매량이 급감한 토요타는 올해 한국에서 다시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다짐과 함께 신차 8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토요타는 1955년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후 69년 동안 생산하고 있는 대표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을 국내 처음 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렉서스는 지난 21일 순수전기차 RZ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의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한국 시장 공략 속도를 높였다.

토요타의 올해 1~5월 한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34.6% 증가한 3021대로 집계됐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19.7% 늘어난 5117대를 판매했다. 두 브랜드의 누적 판매량은 8313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