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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왕열, IQ 50 지적장애인까지 ‘지게꾼’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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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미 기자I 2026.03.29 23:01:27

지적장애 남성에 ‘필로폰 운반’ 맡겨
해외까지 유통망 확대하려 한 정황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필리핀에서 복역하다 국내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48)이 지적장애인 등 취약한 처지의 인물을 운반책으로 내세워 대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왔다는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

2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왕열은 지적장애가 있는 남성 A씨에게 돈을 주고 필로폰 운반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필리핀에서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7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마약왕' 박왕열이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생활고를 겪던 중 2024년 6월 필리핀으로 건너가 현지 숙소에서 필로폰 약 1480g을 건네받았다. 이는 약 4만 9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시가 약 1억 4800만 원 상당에 달했다.

이후 A씨는 다음 날 국내로 입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다른 인물에게 마약을 전달했고, 대가로 약 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는 군 복무 중 ‘전체 지능 지수’ 50 정도로 경도 지적장애와 적응장애 진단을 받아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지능 지수란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균은 100점이며 50∼69점은 경도 지적장애로 분류된다.

재판부는 이들이 단순 운반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까지 유통망을 확대하려 한 정황도 짚었다. 필리핀을 거점으로 아프리카와 호주, 미얀마 등으로 마약을 보내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왕열은 2016년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2022년 4월 필리핀 법원에서 징역형(단기 징역 52년, 장기 징역 6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이 가운데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고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한다는 논란이 계속 제기돼 왔다.

박왕열은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리핀에서 필로폰 1.5kg을 커피 봉투에 담아 국내로 들여오고, 같은 해 7월에는 외국인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kg이 담긴 캐리어를 공범에게 전달해 김해공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국내 공범에게 지시해 서울, 부산, 대구 일대 소화전과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 유통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약 4.9kg을 비롯해 엑스터시 4500여 정, 케타민 약 2kg, LSD 19정, 대마 3.99g 등으로 시가 30억 원 상당이다.

정부는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지 당국과 협의를 진행해 20여 일 만에 박왕열을 임시 인도받았으며, 수사 당국은 추가 공범과 범죄 수익 흐름 등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의정부지법은 27일 박왕열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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